중앙은행 역할을 하고 있는 싱가포르통화청(MAS)은 12일 상반기 통화운용정책을 발표하고 “싱가포르 달러의 점진적이고 적절한 평가절상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며 “통화 변동 폭이나 속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MAS는 수 년째 이어지고 있는 고물가를 통제하기 위해 환율 조절을 통화 정책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MAS의 발표는 이날 싱가포르의 올해 1ㆍ4분기 경제가 예상 외로 마이너스 성장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나온 것으로 경제성장을 희생시켜서라도 물가를 잡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싱가포르는 올해 1분기에 지난해 4.4분기 대비 마이너스 1.4% 성장했으며, 지난해 동기 대비로는 0.6% 성장했다.
이는 수출 수요 감소에 따른 제조업 생산 감소 때문으로, 제조업 생산은 전 분기 대비 11.3% 줄었다. 통화 강세 정책을 유지하면 해외 시장에서 싱가포르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수출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MAS는 “1분기를 경제 다지기의 기간으로 본다면 올해 하반기에는 성장이 호전될 것”이라며 “올해 전체 성장률은 1~3%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처럼 성장 감소 추세에 따라 연간 물가 상승률은 당초 예상됐던 3.5~4.5%보다 낮은 3.0~4.0%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 싱가포르 국민들은 집값 등 물가 상승과, 외국인 근로자 증가에 따른 일자리 감소를 불만스러워하고 있다. 싱가포르의 높은 물가는 주로 인력 부족에 기인하고 있지만 집값 및 교통 등 생활 여건 악화를 이유로 국민들은 인력난 해소를 위한 외국인 근로자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