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법인보험대리점(GA)의 소속 설계사 수가 10만명을 돌파하고 보험 업계 전체 판매 실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대로 올라서는 등 대형 GA가 보험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더 커진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불완전판매 등 불건전 영업행위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어 금융당국이 자정 노력 촉구와 더불어 대형 GA의 불건전 행위 규제를 위한 법적 근거를 조속히 마련하기로 했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내놓은 '2015년 2·4분기 대형 GA 경영현황'에 따르면 분기 말 기준 직전 3개월간 소속 보험설계사 수가 500명 이상 유지된 대형 GA는 모두 45개사로 1·4분기 말 대비 8개사가 증가했다. 이 중 소속 설계사 수가 3,000명 이상인 곳은 10개사, 1,000~2,999명은 17개사, 500~999명은 18개사였다.
전체 보험대리점 수는 같은 기간 3만4,797개사에서 3만4,645개사로 감소한 반면 대형 GA는 늘어나 대조를 이뤘다. 대형 GA 소속 지점 역시 총 4,141개로 집계돼 전 분기 대비 492개(13.5%)가 늘어났다.
대형 GA의 급성장에 소속 설계사 수는 10만명을 돌파했다. 대형 GA 설계사 수는 모두 전 분기 대비 10.0% 증가한 10만5,234명으로 전체 보험설계사 58만2,349명 중 18.1%를 차지했다. 대형 GA의 판매 실적 역시 2·4분기 기준 2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체 보험 업계 판매 실적 중 11.4%에 달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1.5%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이처럼 대형 GA의 규모가 커지면서 시장 영향력도 커지고 있지만 영업 건전성 면에서는 여전히 개선할 부분이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 GA의 2·4분기 신계약금액(7,796억원)과 수입 수수료(8,557억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여파에도 각각 9.1%, 5.7% 증가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품질보증 해지, 민원 해지, 계약 무효 건수 등도 늘어나 불완전판매 비율이 전 분기 0.33%에서 0.42%로 0.09%포인트 늘어났다.
또한 대형 GA의 불완전판매 비율은 상반기 보험사 평균인 0.24%보다 0.18%포인트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계약 유지율 면에서 13회차는 81.3%로 전 분기 대비 3.4%포인트 개선됐으나 25회차는 71.5%로 1.4%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대해 이성재 금감원 보험영업검사실장은 "대형 GA가 계속 대형화되고 시장지배력도 커지고 있으나 불건전 영업행위는 개선되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 자본금이 26억원 정도로 영세해 내부 통제를 위한 전산 설비 도입에 거액을 투자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업계 자율 제정을 통한 자정 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GA의 불공정 영업과 설계사 부당 모집 규제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이 실장은 "보험대리점이 위탁계약서상 모집수수료 이외에 부당한 요구를 하지 못하도록 하고 어길 경우 처벌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할 것"이라며 "또한 불완전판매 비율이 높은 대리점에는 의무 보수교육을 받게 하고 설계사에게는 계약 체결시 소속 대리점에 알릴 의무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 GA(General Agency·독립법인대리점)= 특정 금융회사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금융회사와의 제휴를 통해 금융상품을 파는 영업 채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