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김재영의 강한 남성 만들기] 성매매 단속 강화해도 줄지않는 성병


성병의 감염률을 선진국의 척도로 삼은 때가 있었으니, 일제시대 성병환자가 50%를 넘어서자 총독부가 ‘조선도 이제 문명국이 됐다.’며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물론 최근에도 아프리카에서 발병한 AIDS가 서구 사회를 강타하자, 성문화가 개방된 선진국의 필연적 재앙이라고 진단하기도 했다. 아무튼 성병이 국민병으로 기세를 부리자 신문들도 사설을 통해, 남성들이 기생집이나 술집 같은 불미한 곳에 다니면서 가산을 탕진하고 종말에는 흉악하고 무서운 화류병에 걸려 자손에게까지 누를 끼치고 있다며 질책했다. 당시 세브란스의전의 교수였던 이용설은 주1회 공의(公醫)에게 성병 감염 여부를 검진 받는 매춘부들보다 기생이 더욱 위험하다고 분석했는데, 개별적으로 매춘 영업을 벌이는데다, 정기 검진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성매매특별법으로 윤락여성들이 음지로 숨어드는 최근의 추세로 볼 때, 성병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함을 의미한다. 성매매특별법 이전에는 대다수의 집창촌 여성들이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나름대로 성병의 확산을 예방하는 장치가 있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의 영향을 벗어나 음성적이고 개별적인 매춘영업에 종사하는 윤락여성이 급증하면서, AIDS를 비롯한 성병의 차단에 구멍이 뚫렸기 때문이다. 이는 역사적 사례로도 예상할 수 있는데, 매춘과의 전쟁을 벌였던 ‘마리아 테레사 규정’에서 알 수있다. 오스트리아를 통일한 마리아 테레사는 빈에 1만 명이 넘는 창녀들이 창궐하자 엄격한 법을 제정하고 단속을 벌였는데, 창녀가 성병을 옮겼을 경우 속옷 한 장만 입힌 채로 교회로 연행, 머리를 깎고 온몸에 송진이나 숯을 칠한 다음 산악지대로 추방시켰다. 불시에 생계가 막연해 진 창녀들은 지하로 숨어들거나 상류가정의 시녀 복장을 하고 다니며 윤락행위를 지속했는데, 정기적으로 성병 검사를 받지못해 매독을 확산시켰다. 당시 성욕을 주체하지 못하는 병사들의 피해가 컸으니, 야전 병원마다 매독환자들이 넘쳐났다. 결국 마리아 테레사의 뒤를 이어 즉위한 요셉 2세가 매춘에 대한 처벌 규정을 완화하고, 매독 박멸에 국가적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따라서 성매매특별법에 따른 법적 처벌도 강화되었지만, 성병에 대한 위험도도 매우 높아졌음을 인식해 ‘부정한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이다. 또한 부득이 성병에 감염되었을 경우 속히 전문의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하게 부끄러움을 타는 사람들 중에는 병원가기가 창피하다고 항생제로 해결하려다 큰 병으로 악화되는 일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