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시장 박차고 나온 블랙스톤

미국계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중국 당국의 까다로운 가격통제를 의식해 중국시장에서 철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블랙스톤이 지난해 3월에 1억9,400만달러를 들여 중국 농업업체 디리그룹의 지분 10%를 매입했다가 올해 초 지분을 모두 되팔았다고 보도했다. 디리 그룹은 중국 산둥성 슈광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중국 최대의 채소 유통업체다. 블랙스톤이 중국시장에서 발을 뺀 것은 인플레이션과의 전면전을 선포한 중국당국의 표적에서 벗어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중국 당국은 인플레이션 차단을 국가 중점정책으로 삼고 올들어 세차례나 기준금리를 올리는 등 유동성을 죄고 식품가격을 단속하는 데 사력을 다하고 있다. 특히 블랙스톤은 중국 식료품 가격이 전년 대비 14.4% 나 급등한 상황에서 식품값 급등의 주범으로 자신들이 지목될 것을 우려해 일찌감치 디리그룹에서 손을 털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매각 계약은 생활용품 업체 유니레버가 제품 가격인상을 발표했다가 중국 당국으로부터 200만 위안의 벌금형을 받기 몇 주 전에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외국계 사모펀드가 중국 농업회사의 주주로 참여할 경우 식품값 급등의 책임을 전부 뒤집어 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디리그룹과 블랙스톤간의 사전 합의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그 동안 중국 당국의 식품값 단속으로 수익 확보에 애를 먹었던 디리 그룹이 외국계 업체가 빠져나가야만 중국 당국의 블랙리스트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판단, 차익실현을 조건으로 블랙스톤에 떠나줄 것을 요청했다는 것이다. FT는 “블랙스톤도 주식 매각으로 쏠쏠한 이익을 챙긴 만큼 디리 그룹의 제안을 검토한 뒤 주저없이 발을 뺀 것으로 보인다고”고 전했다. 블랙스톤은 이번주식 매각으로 16.5%의 수익률을 올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