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국무총리실ㆍ외교통상부 등 563개 피감기관을 대상으로 18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0일 동안 이뤄지는 이번 국감에 대해 '민생국감'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구두선에 그칠 공산이 크다. 다음달 서울시장 보선, 내년 4월 총선, 대선으로 이어지는 선거를 앞두고 있어 '정쟁국감'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이 양승태 대법원장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21일 처리하기로 한 데 대해 민주당이 국감파행을 경고하고 있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대북정책 등 곳곳에서 마찰과 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정감사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가 정부 정책과 나라살림이 제대로 집행됐는지를 점검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이 같은 기본원칙이 제대로 지켜진 적은 별로 없다. 국감이 정쟁의 장이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향후 정치일정을 감안할 때 올해의 경우 파행이 심했으면 심했지 덜할 가능성은 별로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국회가 민생에는 관심이 없고 정쟁에만 몰두할 경우 국민적 지탄과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여야가 이번 추석을 통해 확인했듯이 민심은 극도로 악화돼 있다. '안철수 신드롬'은 기성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같은 정치불신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민생과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되는 국감이 되도록 여야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전세난ㆍ고물가ㆍ가계부채 등 난제들이 겹치면서 서민들의 생활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더구나 대외적으로는 유럽과 미국 재정위기에 경기부진까지 겹치면서 세계경제에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더블딥을 비롯한 경제위기가 재연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국감이 정쟁의 장이 아니라 민생을 챙기고 경제 살리기에 도움이 돼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사상 최대 규모인 기업인 증인채택도 재고돼야 한다. 기업인을 정치판에 끌어들여 시간을 빼앗고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주는 것은 경제 살리기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일이다. 경제 살리기와 민생현안 해결은 물론 정치불신 해소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국정감사가 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