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중앙차로 때문에 대로변 황금상권 찬물

일산·구로등 유동인구 줄자 매출 절반 '뚝'<br>권리금 큰폭 하락… 가판 수도 해마다 줄어

일산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 모씨는 요즘 고민이다. 지난달 27일 수색과 일산을 연결하는 버스중앙차선이 개통되면서 버스정류장을 1m 앞에 두고 있어 아침 저녁으로 북적대던 가게에 손님들이 발길이 줄어들었기 때문. 김 씨는 “수 십대가 넘는 버스가 서던 정류장에 이젠 고작 두 대만 다닌다”며 “버스정류장이 중앙차도 쪽으로 옮겨가면서 유동인구가 줄어 매출이 40%이상 감소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건너편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는 정 모씨도 “주변 상가가 연합해 중앙차로 건설 중단을 요구하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경기도 안 좋은데다 버스로 출ㆍ퇴근하며 들르던 고객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30%이상 떨어졌다”며 하소연이다. 버스 중앙차로제가 도입되면서 ‘황금상권’으로 통하던 기존 버스정류장 인근 상권이 활기를 잃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에 버스중앙차선이 보급되면서 훼미리마트, GS25, 던킨도너츠, 뚜레쥬르 등 대로변 ‘알짜상권’에 모여있던 상가에 ‘빨간불’이 켜졌다. 큰 도로를 따라 형성되는 가두 상권은 보행자는 물론 버스정류장을 이용하는 학생 및 출퇴근자의 유입이 많아 ‘A급 상권’으로 통했다. 하지만 2년 전부터 버스중앙차선이 생겨나면서 유동인구가 큰 폭으로 감소, 기존 버스정류장 인근의 상가들이 매출에 타격을 입고있다. 상권분석업체 상가뉴스레이다의 선종필 대표는 “버스중앙차선이 도입되기 전에는 대로변 버스정류장에 인접한 점포의 매출 및 권리금이 가장 높았지만 지금은 인도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이 사라지면서 상권이 크게 위축됐다”며 “실제로 구로디지털단지역 일대는 3~4년 전만해도 서울에서 목이 좋은 5대 상권으로 손꼽혔지만 중앙차선 개통 이후 매출이 30%이상 하락하면서 평균 3억5,000만원에 달하던 매장 권리금이 지금은 2억원 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영세상인이 주로 운영하는 기존 버스정류장 인근 가판도 중앙차선 때문에 ‘날벼락’을 맞은 것은 마찬가지. 강남역 근처에서 가판을 운영하는 장 모씨는 “버스 기다리면서 신문이나 껌 등을 사가던 손님이 줄어들면서 매상이 절반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버스중앙차선이 도입된 이후 서울지역 가판 수는 ▦2004년 3,696개 ▦2005년 3,680개 ▦2006년 3,637개로 해마다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 말까지 버스중앙차로 개통을 앞두고 있는 마포ㆍ공덕역(11월 개통) 일대와 숙대입구역(12월 완공) 상권도 움츠러들고 있다. 이 지역에서 화장품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이 모씨는 “경기도 안 좋은데 중앙차선이 생기면서 손님이 줄어들까 염려된다“며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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