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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인수·합병 추진 팬택 운명은] M&A 마지노선 1월 넘기면 독자생존·청산 갈림길 설 듯

1. 국내자본 중심으로 수의·공개 매각 추가 진행

2. 기술·산업보호 차원 구조조정 통해 생존 모색

3. 채권단 "계속 기업가치 작다" 청산 가능성도

매각 주관사·법원 등 내달 초 진로 재논의 전망


2차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팬택의 운명이 내년 1월 초에 결정된다. 현재까지 마땅한 인수 후보자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벤처 신화의 주인공인 '팬택'이 어떤 길을 걷게 될 지 관심이 모아 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팬택이 보유한 기술력을 감안해 볼 때 외국계에 팔리거나 청산하는 것은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며 "하이닉스나 기아자동차처럼 국내 기업이 인수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팬택과 매각 주관사, 법원 등은 이번 달 말까지 인수 후보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내년 1월 초 팬택의 향후 진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법원과 매각 주관사 등은 12월 중으로 인수의향자를 확보하고, 가격 논의를 거쳐 공개매각 공고를 내고 늦어도 내년 3월에는 M&A를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번 달까지 마땅한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법원과 팬택, 그리고 매각 주관사 등은 내년 1월 초에 팬택의 향후 진로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이후 팬택의 향후 시나리오는 크게 3가지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12월까지 인수 후보자를 찾지 못했지만 당분간 수의 매각이든 공개 매각이든 M&A 작업을 계속하는 것이다. 공개 매각 속에서 진행된 추가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최근 내놓은 신제품인 '베가 팝업노트'와 '베가 아이언 2' 등이 인기리에 팔리면서 어느 정도의 경영자금을 마련했다. 덕분에 팬택은 내년 1분기까지 독자적으로 버틸 수 있는 여력을 확보하게 돼 인수합병을 계속 진행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이 과정에서 적당한 인수 후보자가 나오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국내 자본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 팬택 인수 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큰 후보군으로는 SK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다. 외국계 회사가 인수할 경우 기술 유출 등 적잖은 논란이 불가피 한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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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팬택 인수에 관심 있는 중국계 업체들은 특허만 매입하겠다는 등 팬택의 가치를 '헐값'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우려를 사고 있다. 만약 적당한 인수 후보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팬택이 M&A를 최대한 끌 수 있는 시기는 내년 1월 말로 알려졌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년 1월 말까지는 M&A 윤곽이 나와야 한다"며 "M&A를 계속 가져갈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A 장기화나 무산 시에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우선 강력한 구조조정을 통한 독자생존이다. 팬택은 현재 모든 임직원 임금반납과 무급휴가 같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중이다.

여기에 최근 신제품을 비롯해 인기제품들이 팔리기 시작하면서 어느 정도 자금도 마련했다. 채권단의 추가적인 자금지원이라는 전제 조건이 뒤따라야 하지만 팬택 청산이 가져올 여파를 고려해 볼 때 '독자생존'은 선택 가능한 카드다. 덧붙여 팬택이 23년 간 쌓은 기술력과 국내 산업 보호 차원 등을 고려해 볼 때 여론만 형성되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기도 하다.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청산이다.

앞서 1차 관계인 집회에서 매각주관사인 삼정회계법인이 청산가치(1,505억원)가 계속 기업가치(1,114억원)를 391억원 초과한다고 보고했다. 채권단 입장에서는 매각 장기화나 무산 시 더 많은 이익을 챙기기 위해 청산을 택할 가능성이 적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채권단이 팬택 청산에 나서려 한다면 여론의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이 얼마 안되는 이익을 챙기기 위해 청산하려는 비판이 거세게 일 것으로 보인다.

다른 업계 고위 관계자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늦어도 내년 1월에 '좋은 인수 후보자'를 찾는 것"이라며 "인수 후보자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청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2011년 최고 매출을 달성했을 때 팬택 직원은 3,400명을 넘었다. 지금 직원 수는 1,500명 가량. 그중 700명이 유급휴직을 냈다. 직원들은 현재도 팬택의 재기를 바라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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