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2기 정부 출범은 한국 경제에는 기회와 위기의 요인이 상존한다. 미국의 경제정책이 경제회복에 방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돼 우리나라로서는 수출증가 등에는 긍정적이다. 반면 재정감축과 채무 상한선 증액을 둘러싼 미국 내의 갈등은 위험요소다. 전문가들은 하지만 오바마 2기 정부 출범이 한국 경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일 '오바마노믹스 2.0의 출범과 파급 영향' 보고서에서 "제조업 부흥, 중산층 재건 중심의 오바마 2기 정부 정책에 따라 한국의 수출 역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세계 총생산(GDP)의 34%를 차지하는 미국의 경기회복이 세계 경제의 회복을 이끌 것"이라며 "글로벌 수요가 살아나며 수출비중이 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력 기조가 유지되며 한국의 대미 수출 역시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자동차부품, 정보기술(IT), 석유ㆍ에너지, 철강산업 등이 수혜를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KOTRA도 이날 '오바마 재선에 따른 경제ㆍ통상정책 방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오바마 2기 행정부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경제협력체 형성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일본·호주 등이 참여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A)과 유럽연합(EU)과의 FTA가 최우선 통상과제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오바마 1기 행정부에서 보여준 중국에 대한 통상압력 기조 역시 점차 수그러들 것으로 분석했다. 수출확대를 위해서는 중국 시장이 매우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내수경기 부양 정책에 따라 기계ㆍ철강 등 연관산업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KOTRA는 설명했다.
물론 위험요소도 있다. 무엇보다도 미국의 재정감축과 채무 상한선 증액을 둘러싸고 아직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오지 않는 게 대표적이다. 북한과 미국 관계도 변수다. 북미 대화가 예상보다 지연되면 남북 경제교류 활성화는 그만큼 늦어질 수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수출이 더욱 확대될 것에 대비해 "국제 통상마찰과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대응전략을 동시에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