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리터당 50원 인하 요구 했지만… 정유사들 겨우 40원 낮춰

■ 알뜰 주유소 29일 출범<br>주유소도 대부분 지방 위치… 값 인하 효과 크지 않을 듯<br>1호점은 용인에 29일 개장


두 차례 유찰로 표류위기를 맞았던 알뜰주유소가 21일 3차 입찰 끝에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를 낙찰자로 선정하면서 연내 출범을 위한 1차 관문을 넘어섰다. 정부의 물가관리 연장선에서 출발한 알뜰주유소 정책은 정유사들로부터 기름을 싼값에 대량으로 공동 구매해 농협주유소ㆍ도로공사주유소ㆍ자가폴주유소 등에 공급함으로써 기름 값(휘발유 기준)을 리터당 최대 100원까지 낮추겠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시장 기능을 왜곡한 채 정부가 강제적으로 가격 결정을 내린다는 이른바 '팔 꺾기 논란'을 불러온 끝에 일단은 출범하게 됐다. 이날 진통 끝에 공급 주체를 선정하기는 했지만 알뜰주유소의 수도권 분포율은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실제 기름 값 인하 효과도 아직까지는 장담할 수 없어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평가다.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권역별로 진행된 이날 3차 입찰 결과에 따라 전남 여수에 정유시설을 보유한 GS칼텍스는 영남과 호남 지역 알뜰주유소에, 충남 서산에 정유시설을 보유한 현대오일뱅크는 중부 지역에 기름을 공급할 예정이다. 계약 기간은 1년이며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입찰을 진행한 농협과 석유공사는 이번주 안에 선정된 공급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연내 알뜰주유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알뜰주유소 1호점은 용인 마평주유소로 선정됐으며 오는 29일 통일브랜드로 간판을 바꿔 개장한다. 지경부는 내년에 알뜰주유소를 서울과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700개까지 늘려 소비자들이 석유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주변 주유소들의 연쇄적인 기름 값 인하 효과를 노릴 계획이다. 농협주유소가 450개, 도로공사주유소 50개, 자가폴주유소는 200개로 예상하고 있다. 오는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의 10%인 1,300개의 알뜰주유소를 전국 곳곳에 세우는 게 정부의 목표다. 지경부는 알뜰주유소로 전환하기 위해 셀프주유기를 도입하려는 주유소에 대해 지원금을 주는 등 육성 정책을 펴고 있다. 하지만 이날 정부는 정유사들로부터 기름을 공급 받은 단가는 공개하지 않아 실제 기름 값 인하 효과가 아직까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다. 도경환 지경부 에너지산업정책관은 "(알뜰주유소 공급물량 입찰 가격이) 정부가 기대한 것보다 좀 못 미쳤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시가보다 리터당 50원가량 싸게 참여해달라고 정유사들에 요청했지만 정유사들은 이에 다소 못 미치는 40원가량만 낮춰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에 따라 주유소 셀프화를 통해 인건비를 줄이고 사은품 지급 등을 없애 리터당 최대 100원 인하라는 당초 목표를 맞춰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알뜰주유소 가운데 최대 규모인 농협주유소(450개)가 대부분 수도권이 아닌 지방에 위치한데다 수익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고 있는 수도권 자가폴주유소들이 얼마나 알뜰주유소에 참여할지도 장담할 수 없어 소비자들이 느끼는 기름 값 인하 체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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