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돌파구 찾은 그리스 2차구제금융

獨, 민간 채권자 '자발적' 부담 방안 한발 양보<br>"민간 분담 강제땐 스페인·벨기도 위험" 우려도


독일이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민간 투자자들의 '자발적' 부담을 둘러싸고 유럽중앙은행(ECB) 및 여타 유로존 회원국들과 팽팽히 맞서다가 결국 한발 물러서기로 하면서 공전을 거듭하던 그리스 2차 구제금융 논의가 드디어 돌파구를 찾았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하지만 그리스 2차 구제금융 확정까지는 아직 많은 장애물이 남은 데다 그리스 사태를 미숙하게 처리할 경우 벨기에, 이탈리아 등 다른 재정위험 국가들로 불길이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어 상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그리스 사태를 둘러싼 기대와 우려 속에 시장은 오는 20일(현지시간) 끝나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회의와 23~24일에 열리는 EU 정상회의의 합의 내용에 모든 관심을 쏟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18일 열린 집권 기독민주당(CDU) 행사에서 "그리스 위기가 유로존 다른 지역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새로운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하지 않도록 정책당국자들이 확실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독일이 ECB와 프랑스 등이 주장해온 민간 채권자들의 자발적 부담방안을 수용하기로 전일 사실상 공식화한 것에 대해 정치권의 이해와 지지를 구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17일 메르켈 총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그리스 채무재조정에서 민간 부문의 철저한 자발적 참여' 원칙을 확인했다. 그는 특히 "민간부문의 자발적 참여 방안을 ECB와 함께 마련할 것이며 따라서 ECB와 어떠한 논쟁의 여지도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기도 했다. 모처럼 유럽 국가들간 의견이 모아지면서 이날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의 국채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서고 유로화도 반등하는 등 시장은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제히 "그리스 2차 구제금융 논의의 최대 장애물이 제거됐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민간 투자자들의 고통분담 문제는 시장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이 문제를 세심하게 처리하지 않는 한 섣부른 기대감은 금물이라는 지적이 많다. 독일의 양보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논의의 물꼬는 터졌지만 시장충격을 최소화하면서 민간부문의 부담을 이끌어내야 하는 또 다른 난제가 남아 있다는 것이다.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은 18일자 독일 현지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추가지원에 민간부문 분담을 강제하면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이를 디폴트(채무불이행)로 간주할 것"이라며 "그리스 디폴트는 스페인과 벨기에, 이탈리아 등도 강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무디스는 17일 현재 Aa2인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혀 불안을 안겼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에서 이탈리아 경제의 성장 리스크와 막대한 재정적자, 유럽 재정위기의 전이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융커 의장은 또 이날 벨기에 언론과의 회견에서 "유럽 정책당국자들이 민간부문의 자발적 참여 형태와 범위 등 구체적 내용을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EU 관계자를 인용, "독일이 그리스 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면서도 "최종 결과는 (구제금융안의) 세부내용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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