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리 인상은 중국경제에 독이 아니라 약입니다."
류루이 인민대 경제학원 부원장은 지난 17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미국 금리 인상 이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금리 인상 후에도 미국 경제회복이 가속화한다면 세계경제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는 중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인 수출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류 부원장은 일단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들의 자금유출이 심해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유입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줬다"며 "중국도 글로벌 자금흐름의 변동에서 예외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자금유출은 위안화에 대해 상당한 평가절하 압박을 가할 것으로 류 부원장은 내다봤다. 그는 "위안화의 지나친 평가절하에 대해서는 분명히 정부가 개입을 할 것"이라며 "공개시장 조작 또는 위안화 중간값의 평가 절상 카드를 꺼내서라도 급격한 절하 움직임은 막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로 금리와 지급준비율을 인하할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 "계속된 금리 인하로 이미 중국 내에서 신용대출 확대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취할 것"으로 관측했다 .
류 교수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중국경제에는 긍정적인 자극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경제는 진행 중인 구조조정의 문턱을 어떻게 넘어서느냐에 따라 향후 성장의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정부가 공급개혁을 강조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경기둔화에 미뤄진 국유기업 개혁, 한계기업 퇴출 등의 개혁과제가 미국 금리 인상이라는 자극제로 속도를 내며 내년 상반기에는 가시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원장은 내년 중국경제에 대해 "바닥은 벗어났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그는 "20여년간 중국경제가 경험하지 못한 성장률인 6%대를 보일 수도 있지만 6.5% 밑으로는 내려가지 않을 것"이라며 "대다수 외국 경제학자들이 내년 중국경제를 어둡게 보지만 나는 내년이 중국경제의 회복시기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경제 개혁의 시간표는 정부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성장률 하락, 기업퇴출 등 개혁의 고통이 지나가면 안정적 성장이라는 개혁의 선물이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