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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이 고위급 접촉을 통해 긴장 해소 방안을 모색하는 중에도 최전방에는 여전히 최고 수준의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군 당군은 북한의 잠수함 50여척이 행방을 감추고 전방의 포병 전력 가운데 즉각 사격이 가능한 포대가 2배로 증강돼 경계 수준을 높이고 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23일 "북한이 보유한 70여척의 잠수함과 잠수정 가운데 70%에 해당하는 50여척이 동해안과 서해안의 기지를 이탈해 행방을 찾을 수 없는 상태"라며 "이 같은 기지 이탈률은 평소의 10배 수준"이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행방이 묘연해진 잠수함이 어디서 어떻게 활동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 알 수 없는 상태"라고 우려했다.
전방의 북한군 포병 중에서도 즉각 사격할 수 있도록 진지 구축을 마친 전력이 회담 이전에 비해 2배 정도 증가했다. 북한의 이 같은 이중적 행태는 고위급 접촉에서 유리한 입장을 차지하는 한편 회담 결렬시 추가 도발을 위한 사전 준비로 분석된다.
군은 이에 따라 고위급 접촉에 상관없이 경계 태세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 대변인은 "회담 결과가 중요하지만 우리 군은 북한군이 어떤 태세로 있는지, 도발할 수 있는 수단을 얼마나 현실화 시켜놓았는지에 맞춰서 대비한다"고 말했다.
남북 고위급 접촉과 상관없이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도 계속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오늘 새벽에도 최전방 11개 지역의 대북 확성기 방송시설을 가동했으며 방송을 계속한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 군 예비사단의 핵심 전력이 전진 배치되고 주한미군의 대포병 전력도 주둔지를 떠나 전방 진지로 투입됐다. 공군은 유사시 대응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 미국 알래스카에서 다국적군 연합훈련인 '레드 플래그'에 참가하고 있는 전투기 6대도 조기 귀국시켰다.
한미 양국은 대북 정보감시 태세인 '워치콘'을 '3'에서 '2'로 격상, 북한군 동향을 정밀 감시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이 보유한 전략자산의 투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북한군과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교전이 벌어질 가능성까지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