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대한투자증권 매각…증권·투신업계 지각변동 예고

대한투자증권 매각으로 투신 구조조정에 드디어 마침표가 찍혔고 증권.투신업계에는 본격적인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터졌다. 29일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대투를 하나은행에 4천750억원에 매각하는 것을 승인하면서 오랜 기간 끌어온 3대 전환증권사 민영화가 완료됐다. 앞으로 업계는 인수.합병(M&A)을 거쳐 몇몇 대형사와 틈새를 공략하는 소형사로구도가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투신 구조조정 `끝' = 이번 대투 매각을 끝으로 수년간 증시와 정부에 골칫거리였던 옛 3대 투신사가 모두 새 길을 찾았다. 이들은 과거 국내 자본시장을 이끌어 왔으나 1989년 12.12 주식 매입 조치와 1999년 대우채 손실로 인해 부실 덩어리로 전락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0년 공적자금을 투입하는 한편 운용사를 분리시키고 종합증권사로 전환시켰으며 회사측은 부실자산 상각, 자구 노력 등을 실시했다. 이후 현대투자증권은 AIG가 인수를 포기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작년 2월에 푸르덴셜에 매각됐고 한투증권도 지난 3월 동원금융지주에 팔렸다. 대투 역시 지난 2003년 정부가 매각 계획을 발표한 뒤 우선협상자로 지정된 PCA가 물러나는 등의 과정을 겪고 매물로 나온지 1년 5개월만에 주인을 찾았다. ◆대형사간 혈투..소형사 차별화 = 대투까지 전열을 가다듬고 본격적인 영업에 뛰어들면 증권, 투신업계는 엄청난 전투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사들은 시장을 장악하는데 주력하고 소형사들은 고래 싸움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 위해 M&A를 통해 덩치를 키우거나 특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것으로 보인다. KB자산운용 이원기 사장도 최근 "우후죽순으로 난립한 자산운용사들이 합병을거쳐 대형화하거나 아니면 틈새 시장을 공략해야 살아남을 것이며 그 과정에 숫자가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밝힌 바 있다. 업계 1위 다툼은 한투+동원투신(펀드설정고 23조원.3월말 기준), 대투(21조3천억원), 삼성투신(21조원), KB자산운용(15조6천억원), 푸르덴셜(10조8천억원) 등 사이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새로 진출한 피델리티 등 외국계 회사들도 세계적 네트워크를 등에 업고 국내 시장을 계속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윤태순 자산운용협회 회장은 "지루하게 끌어온 투신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것을계기로 업계 관계자들이 모두 새로운 각오로 뛰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 심화되면 운용 투명성이 강화되고 리스크 관리, 상품 개발 능력 등이 커지면서 고객들의 신뢰가 높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그는 "소형사들은 지금처럼 대형사와 똑같은 상품으로는 살아남기 어렵고 차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은행, 시너지 창출에 주력 = 하나은행은 대투증권을 사들여 지주회사 모양을 갖춘 뒤 판매 수수료 수입 확대, 후선 업무 공유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의 시너지를 창출하도록 힘쓴다는 계획이다. 지금도 비은행 부문에 하나증권과 하나알리안츠투신운용이 있었지만 규모가 너무 작아서 지주회사로 만들면 자회사간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에 대투를 인수할 필요가 있었다. 하나은행은 그러나 대투증권과 하나증권을 합병시키기 보다는 지주회사 우산 아래 따로 두고 중개와 투자은행 부문으로 각각 특성을 살린다는 방침이다. 동원금융이 동원투신을 사모펀드(PEF)나 부동산 펀드, 해외 투자펀드, 부동산펀드 등 특수 목적 펀드만을 운용하는 회사로 만들려는 것과 비슷한 방향이다. 이같은 점들 때문에 대투증권 직원들은 하나은행이 칼을 휘둘러 직원들을 쳐내서 비용 절감을 꾀하는 대신 현 조직을 껴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한편 대투증권 사장에는 하나은행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영입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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