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졸업앨범 사진 인터넷에 '둥둥' 떠다닌다

개인정보유출·사진합성 등 명예훼손 우려

"어라, 내 졸업사진이 인터넷에 떠 있네?" 대학생 임모(21ㆍ여)씨는 얼마 전 친구로부터 자신의 고등학교 졸업앨범 사진을인터넷에서 봤다는`황당한'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2003년 2월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를 졸업한 임씨는 친구가 졸업앨범 사진을 봤다는 사이트에 접속해보니 자신의 사진은 물론 모교의 앨범이 통째로 인터넷에 게재돼 있었다. 임씨는 "졸업사진을 찍을 때 인터넷에도 뜬다는 동의를 한 적이 없는데 내 예전사진이 게재돼 있어 놀랐고 불쾌했다"며 "내 얼굴을 악용해 누드사진에 합성될까봐무서웠다"고 걱정했다. 그는 "요즘 네티즌들이 장난삼아 남의 사진을 우스꽝스럽게 합성해 인터넷에 퍼뜨린다는데 여자로서 두렵다"고 마음을 놓지 못했다. 임씨는 졸업사진을 본 이튿날인 18일 동창 친구들에게 이 사실을 알린 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신고했다. 한 인터넷 사이트에 초ㆍ중ㆍ고교의 졸업앨범이 본인이나 학교측의 동의없이 게재돼 회원 가입만하면 누구라도 보고 내려받을 수 있도록 공개돼있어 개인정보 유출과 사진합성 등 사이버 공간에서 명예훼손의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사진앨범협동조합을 주축으로 각 지역 12개 사진앨범협동조합이 함께 지난해 12월부터 서비스에 들어간 이 사이트에 오른 졸업앨범은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에서 2002년부터 올해까지 대학교 1곳을 포함해 초ㆍ중ㆍ고교 졸업앨범 954권. 한해 한 학교 졸업생이 평균 400명 정도라고 하면 이 사이트에는 줄잡아 40만명에 가까운 학생들의 졸업사진이 공개돼있는 셈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일부 몇몇 학교 졸업생은 사진과 이름 뿐 아니라 주소와 연락처, e-메일, 별명, 좌우명까지 볼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여성의 경우 `감추고 싶은' 자신의 수년전 학창시절 졸업사진을 누구라도 볼 수 있어 놀림감으로 악용되는 사례도 있다는 것. 한국정보보호진흥원에 "개인 정보가 공개돼 침해될 우려가 있다"며 지난주부터 접수되고 있는 이 사이트에 대한 신고건수는 18건에 이르고 있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측은 "개인정보공개는 기본적으로 본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며 "그러나 졸업앨범은 오프라인에서 이미 공개된 자료이므로 이를 온라인상으로 옮기기만 한 행위를 사법처리할 수 있을지는 검토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경기도 사진앨범 협동조합 관계자는 "각 조합에서 보유중인 졸업앨범 자료를 인터넷에 올려 졸업생이 필요하면 모교의 졸업앨범을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도록 서비스 한다는 취지"라며 "문제가 있다면 조치를 취하겠다"고 해명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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