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위기의 통신산업] <상>레드오션, 돌파구가 안보인다

내수시장 포화… "성장시계 멈췄다"<br>신규가입자 정체속 서비스 차별성 잃어<br>反기업 환경·시장규제도 경쟁력 상실 원인<br>수익성 갈수록 악화… 성장잠재력까지 상실



[위기의 통신산업] 레드오션, 돌파구가 안보인다 내수시장 포화… "성장시계 멈췄다"신규가입자 정체속 서비스 차별성 잃어反기업 환경·시장규제도 경쟁력 상실 원인수익성 갈수록 악화… 성장잠재력까지 상실 이규진 기자 sky@sed.co.kr ImageView('','GisaImgNum_1','default','260'); ImageView('','GisaImgNum_2','default','260'); 한국의 통신산업이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내수시장은 핏빛 ‘레드오션’이 된 지 오래다. IPTV, 인터넷 전화 등 야심차게 추진했던 신사업도 좀처럼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해외 ‘블루오션’으로 나아가기엔 자금은 물론 노하우도 넉넉치 못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막무가내식 통신비 인하 강요 등 시장원리를 무시한 포퓰리즘식 정책마저 남발, 통신산업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성장둔화와 반(反)시장 규제의 늪에 빠져 성장 잠재력을 잃어가고 있는 통신산업의 현주소와 이를 타개할 해법은 무엇인지를 3회에 걸쳐 알아본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은 암울한 전망이 지배하고 있다. 거의 모든 사업자들이 ‘성장의 한계’라는 문제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산업 자체의 성장이 멈추었다.”(LG경제연구원 보고서) 이 연구소의 진단은 현재 통신산업이 처해 있는 현실을 잘 대변해 준다. 그야말로 ‘시계제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모 이동통신사 전략담당 A임원은 중장기 경영계획을 짜다가 안 피우던 담배를 다시 물었다. 시장 정체에다 경쟁격화와 통신비 인하로 이익은 줄고 있는 데 어떻게 설비투자 플랜을 세워야 할지 막막해서다. 또 다른 이통사의 해외담당 B임원은 요즘 좌절감을 곱씹고 있다.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 대신 해외에서 활로를 찾기 위해 밤낮없이 뛰었지만 돌아온 건 냉소 뿐이다. 그는 “IB(투자은행) 관계자들을 만나 얘기하다 보면 인구도 적은 한국의 이통사업자가 돈이 있기는 있냐는 식으로 물어본다”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중국 시장에서 SK텔레콤과 경쟁을 벌이고 있는 스페인의 텔레포니카의 매출은 SK텔레콤보다 10배 이상 많다. 정부의 규제와 좁은 내수시장 탓에 국내 통신사들은 ‘우물안 개구리’ 인 게 현실이다. 통신산업의 위기는 올해 갑자기 터진 문제가 아니다. 이미 수년전부터 ‘통신=사양산업’이라는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성장정체에 정부의 말도 안되는 규제가 더해지면서 성장잠재력을 급속히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통신시장은 2001년부터 성장률 답보의 악순환 속에 간신히 마이너스 성장을 면하고 있다. 정보통신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통신서비스 매출은 43조1,418억원으로 4.5% 증가하는데 그쳤다. 올해 예상 성장률은 겨우 3.7%. 90년부터 2006년까지의 연평균 성장률이 16%인데 비하면 크게 낮은 수치다. 유무선통신의 보급률이 이미 100%에 근접한 탓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통신시장을 견인해온 이동통신업계가 성장을 멈춘 채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성장은 커녕 시장 유지 자체가 힘들 수도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8월말 현재 인구 대비 이동전화 보급률은 93%로 매년 신규 가입자 수는 60만명 남짓. 이 때문에 이통 3사는 타사 가입자 뺏기에 막대한 돈을 쏟아 붓는 출혈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제로섬’ 게임은 이통사들의 수익성을 잠식할 뿐 시장파이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이통 3사의 영업이익이 2004년 이후 4조원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게 단적인 예다. 영업이익률도 2003년 26.4%에서 2007년 상반기 16.7%로 급감했다. 수익성 악화는 투자여력을 위축시켜 성장기반을 해친다. 가입자 정체와 더불어 통신산업을 위기로 몰고 있는 또 다른 원인은 통신서비스가 차별성을 잃고 범용품이 돼가고 있다는 점이다. 차별성을 잃은 각 사업자들이 택할 길은 결국 무한 가격경쟁밖에 없다. 통신산업이 시장포화 → 서비스 범용화 → 무한 가격경쟁 → 수익 악화 → 투자ㆍ연구개발 축소 → 경쟁력 상실의 막다른 골목에 들어선 것이다. 서기만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비록 일정한 규모의 성장을 하는 산업이라 할지라도 경쟁이 격화되면 개별 사업자 차원에서는 성장이 멈추거나 또는 오히려 사업이 위축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하물며 시장 자체의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 경쟁이 예전보다 더 격화됐다면 그 결과는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쟁력 상실은 올들어 더욱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진흥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고 거꾸로 규제만 넘쳐나는 반시장ㆍ반기업 환경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통신사의 한 고위임원은 “정부와 국민들은 통신기업들을 통신비 부담만 가중시키는 애물단지로 보고 있다”며 “매년 수조원의 설비투자를 하며 ‘IT강국 코리아’의 견인차 역할을 해온 통신업계가 꾸준히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업환경을 조성해 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