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日 장기 불황 벗어나려면 생산성 기반 임금체계·정년연장해야”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

‘일본의 장기침체 원인 및 처방’ 보고서

일본이 장기 불황의 터널에서 벗어나려면 생산성에 기반을 둔 임금체계를 마련하고 정년을 연장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 중앙정부에서 지방에 이전하는 재원규모를 줄이고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민간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처방전이 제시됐다.


기획재정부는 21일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속 연구소인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ADBI)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본의 장기침체 원인 및 처방’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ADBI는 “고령화 등 일본과 유사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는 국가들에 시사점을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저출산·고령화가 진행되고 있는데다 구조개혁도 부진한 우리나라에 이 보고서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경제가 1990년대 디플레이션에 빠지기 직전의 일본과 닮은꼴”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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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BI는 일본 장기침체의 주요 원인으로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은행 도산, 고위험 대출 감소에 따른 중소·창업기업의 자금줄 경색, 공공투자의 비효율적 배분에 따른 재정정책 실패를 제시했다. 인구 고령화,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상당한 규모의 재정 이전, 낮은 이자율에도 투자 가 부진한 돈맥경화, 엔고 현상 등도 일본의 장기침체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일본을 새롭게 도약하는 방법에는 어떤 게 있을까. ADBI는 생산성에 기반을 둔 임금체계를 마련해 기업들이 쉽게 노년층을 고용할 수 있도록 하고 정년을 연장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보육시설 개선 등 양질의 양육시스템을 마련해 노동시장의 여성 참여를 촉진하고 취업인구 증가 및 출산율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하향 조정도 제시됐다. 일본의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지난 2013년 물가 목표를 2%로 설정하고 양적 완화를 시행하고 있지만 저유가가 심화하면서 물가수준이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ADBI는 중소기업에 안정적인 자금을 제공하는 방안을 찾고 은행은 위험을 동반하는 사업·기업에는 투자하기 어려운 만큼 홈타운투자펀드 등 자체적으로 민간 자본을 유인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홈타운투자펀드는 개인 투자자가 자신의 고향 사업에 투자하고 은행은 이를 중개하는 방식이다. /세종=박홍용기자 prodigy@sed.co.kr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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