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를 흔드는 굉음, 숨이 막힐 듯한 스피드와 짜릿한 코너링. '머신'이라 불리는 스포츠카들의 경합인 '포뮬러원(F1)' 서킷의 장면은 대충 이렇다. 관객들은 스탠드에 앉아 머신들의 질주를 바라보며 대리만족을 느낀다.
자동차는 그런 것. 달리고, 돌고, 서는 기본기에 아무리 충실하다고 해도 '달리는 맛'을 느끼기 힘든 차는 매력이 없다. 대부분 꽉 막힌 도로에서 거북이 주행을 할지라도 가끔 뻥 뚫린 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긴장감 넘치는 스피드를 즐겨보고 싶은 것이 운전자들의 로망이다.
이런 드라이브의 즐거움은 평범한 차의 가속페달만 힘껏 밟는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가능한 힘과 핸들링, 제동 성능 등을 두루 갖춘 차여야만 한다. 우리를 설레게 하는 질주 본능의 고성능 세단을 소개한다.
지난 1월 열린 '한국 올해의 차' 시상식에서 퍼포먼스 부문 올해의 차로 선정된 것은 메르세데스-벤츠의 '뉴 CLS 63 AMG'였다. 포르셰 같은 강력한 경쟁자를 제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폭발적인 성능과 세련된 디자인, 여기에 연비까지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그 의문을 조금이나마 풀어준다.
뉴 CLS 63 AMG는 기존 모델 이후 7년 만에 출시된 2세대 CLS 클래스 중 고성능 버전. 배기량은 5.5리터 8기통 터보엔진으로 이전 모델의 6.2리터 자연흡기 방식 엔진에 비해 줄었지만 7단 자동변속기가 결합해 최고 출력은 525마력, 최대 토크는 71.4㎏·m 다. 이전 모델에 비해 출력은 11마력, 토크는 7.2㎏·m 개선됐다.
AMG의 엔진은 하나하나 손으로 조립되는 것이 특징. 이 V8 바이 터보엔진 역시 AMG 플랜트에서 '1인 1엔진' 원칙에 따라 조립됐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에 이르는 '제로백' 시간은 4.4초에 불과하다. 최고 속도는 안전 제한을 걸어놨음에도 시속 250㎞다. 공인연비는 ℓ당 8.2㎞로 기존 모델보다 35%가량 향상됐다. 이산화탄소 배출량 또한 1㎞당 286g으로 이전 모델에 비해 25.1% 이상 감소됐다.
AMG 퍼포먼스 패키지를 추가로 선택하면 출력은 32마력, 토크는 10.1㎏ㆍm씩 증가된 강력한 성능을 체험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CLS 클래스는 2003년 '4 도어 쿠페'라는 새로운 세그먼트를 탄생시킨 모델이다. 다이내믹한 쿠페와 세단의 편안함을 절묘하게 결합시킨 CLS 클래스는 자동차 애호가들을 열광시켰고 1세대 모델은 지금까지 17만여 대가 팔려나갔다.
특히 유럽의 경우 신차 구매자들의 64%가 디자인 때문에 CLS 클래스를 선택한 것으로 조사돼 디자인 아이콘으로서 CLS 클래스의 매력을 입증해주고 있다.
2세대 CLS 클래스의 디자인은 확 달라졌지만 매력은 그대로다. 돌고래가 연상됐던 날렵한 유선형의 디자인은 사라지고 근육질의 라인이 두드러지며 남성미를 자랑한다. 특히 SLS AMG를 연상시키는 혁신적인 전면부 라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또 라디에이터 그릴을 보닛과 구분해 길고 스포티한 보닛을 더욱 강조했다.
실내는 운전석 도어에서 계기반 패널을 지나 동반석 도어까지 이어진 랩 어라운드의 세련된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AMG 전용 사양들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뉴 CLS 63 AMG에는 혁신적인 최첨단 기술들도 다양하게 적용됐다.
사고 사전 예방 시스템인 프리-세이프(PRE-SAFE®)를 비롯해 운전 중 집중력 저하를 방지하는 주의 어시스트(Attention Assist), 파크트로닉(PARKTRONIC incl. Parking guidance), 어댑티브 브레이크(Adaptive Brake) 등의 주행 보조 시스템이 장착됐다. 이 외에도 급제동 시 후미 차량에게 발광 다이오드(LED) 브레이크 라이트를 깜빡여 충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어댑티브 브레이크 라이트(Adaptive brake lights) 같은 안전 기술도 채택됐다. 고해상도 모니터와 한글 적용으로 더욱 편리해진 커맨드(COMAND APS) 시스템과 DVD 시스템, 키리스-고(Keyless-Go) 등도 새롭게 장착됐다.
확실한 퍼포먼스와 세계 시장에서 각종 상을 독차지할 만큼 인정받은 디자인. 여기에 최고의 안전성까지. 탐이 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뉴 CLS 63 AMG다. 1억5,550만원이라는 가격에도 지난해 6월부터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177대나 팔렸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