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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 했는데 짜릿한 동점골… 위기의 한국 축구 미래는 '맑음'

U-20 축구 대표팀 4강 진출 좌절<br>8강서 승부차기 접전 끝 이라크에 져… 특출한 스타 없지만 조직력으로 돌풍<br>승부차기 실축 선수들 SNS로 사과말

8일(이하 한국시간) 이라크와의 8강전을 끝으로 터키월드컵 일정을 마무리한 20세 이하(U-20) 청소년 축구 대표팀. 4강 신화 문턱에서 돌아섰지만 대표팀엔 질책 대신 격려가 쏟아졌다. 밤새워 ‘리틀 태극전사’를 응원한 시청자들과 출근길에 소식을 접한 사람들은 예외 없이 “졌지만 잘 싸웠다”“오랜만에 진정한 한국 축구를 봤다”며 승자를 대하듯 대표팀을 감싸 안았다.


골키퍼 이창근(부산)이 지난 4일 8강 확정 뒤 올린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트위터 글처럼 대표팀은 조직력을 앞세운 ‘오뚝이 축구’로 세계 무대에 큰 족적을 남겼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과 이라크의 8강전을 “U-20 월드컵 역사상 가장 놀라운 최고의 경기 중 하나”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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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후보 콜롬비아를 승부차기 끝에 누르고 8강에 오른 대표팀은 이라크와 연장까지 3대3 무승부 뒤 승부차기 끝에 4대5로 졌다. 이로써 지난 1983멕시코월드컵 이후 30년 만의 4강 신화는 좌절되고 말았다. 하지만 2대3으로 뒤진 연장 후반 추가시간에 정현철(동국대)이 중거리 슈팅으로 기적의 동점골을 터뜨리는 등 대표팀은 한 골을 내주면 반드시 동점을 만들었다. 0대1이던 전반 25분에 권창훈(수원)이 헤딩 동점골을 넣었고 1대2로 뒤진 후반 5분엔 이광훈(포항)이 역시 머리로 2대2 동점을 만들었다. 조별리그 쿠바전과 포르투갈전에서도 선제골을 허용했음에도 각각 승점 3점과 1점을 따냈던 대표팀이다.

내세울 만한 스타 한 명 없이 터키행 비행기에 오른 U-20 대표팀은 통산 네 번째 8강 진출이라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 지난 2000년 대한축구협회 유소년 전임지도자 1기로 뽑혀 U-15 감독ㆍU-20 수석코치ㆍU-17 감독 등을 두루 거친 이광종 감독의 지도력이 빛났다. 일관되게 ‘11명이 하는 축구’를 강조한 덕에 대회 전과 도중 핵심 자원들이 빠져도 흔들리기는커녕 더욱 뭉쳤다. 대표팀이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패스와 압박의 축구는 2002한일월드컵 당시의 ‘히딩크호’를 보듯 경쾌하고 힘이 넘쳤다. 승부차기 패배 뒤 엎드려 있는 제자들을 일일이 일으킨 이 감독은 “주변에선 우리가 약체라고 했지만 코치진까지 한마음이 돼 세계적인 수준의 팀에 대적했다”며 “멋진 경기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승부차기를 실축한 연제민(수원)과 이광훈은 경기 후 “모든 축구팬분들께 죄송합니다…애들아 3년 동안 이렇게 맞춰왔다가 끝났다는 게 너무 아쉽다…사랑한다”“죄송합니다”라는 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각각 올렸다. 이창근도 “정말 감사드립니다…애들아 그동안 정말 행복했다. 더 성장해서 또 보자!”라는 글을 남겼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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