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해양 강국의 열쇠 마리나] 쇼핑·정비 등 다양한 업종 접목… 민간자금 유치해 수익성 보장도

일본·싱가포르 성공사례 보면

요코하마 베이사이드 마리나
일본 요코하마 베이사이드 마리나에 정박한 요트들. /서울경제DB


선진국들은 해양레저 산업의 요충지인 마리나에 쇼핑과 숙박·정비·해양교육 등 다양한 업종을 접목해 대중화에 성공했다. 마리나 산업은 서비스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 지역경제와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마리나 대중화를 실천한 나라들의 공통점은 민간자금을 유치해 수익성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초기 정부 지원으로 마리나 시설을 완비하기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도 레저 산업을 현장에서 이끌어가는 민간사업자가 수익을 내지 못하면 관광과 숙박 등 연계산업으로의 확산이 더디기 때문이다.

성공한 마리나의 선례는 싱가포르 센토사섬에 있는 원(ONE)15 마리나리조트클럽이다. 지난 2007년 개장한 이 리조트는 270척의 레저선박이 머물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숙박과 피트니스 등 편의시설도 마련해 4,000명의 회원을 끌어모았고 개장 3년 만에 투자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흑자 전환했다.

마리나에 콘도 시설과 해양교육 등의 사업을 접목한 일본 즈시마리나도 주목할 만하다. 즈시마리나는 콘도를 분양해 이익을 올리고 있다. 즈시마리나는 인근 초중등학교 등에서 신청을 받아 요트와 카약 등 해양레저 교육을 무료로 제공한다. 요트 운행 면허시험도 병행해 기초교육과 전문교육이 자연스레 이어지는 사업 모델을 구축했다. 마리나 안에 요트 정박시설과 정유시설도 완비돼 있다.

호주 골드코스트시티마리나는 해양레저와 요트 제조·정비 등 제조업을 접목한 곳이다. 레저보트 제조에 필요한 각종 선박부품단지와 레저용품 판매점, 요트·보트 제조·수리인력 양성학교가 입주해 클러스터가 구축됐다. 호주 버겐헤드포인트마리나도 10분 거리에 시드니 최대 프리미엄아웃렛센터를 개장해 현지 해양레저인들이 선호하는 곳 중 하나다.

어촌인구 감소로 비어가는 어항을 마리나로 탈바꿈시킨 일본의 피셔리나형 모델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어가인구는 2000년 25만1,349명에서 2013년 14만7,300명까지 줄어들며 노령화와 인구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일본은 어촌에 레저용 보트를 정박하고 관련 숙식과 정비산업을 접목한 피셔리나형 마리나를 30곳 넘게 조성했다. 피셔리나형 마리나는 기존 어항을 이용하기 때문에 건설비를 절감할 수 있고 어촌경제를 활성화하는 장점도 있다. 양양 수산항과 강릉 금진항, 제주 김녕항 등이 피셔리나 형태로 개발될 예정이지만 더 늘릴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홍장원 해양수산개발원(KMI) 해양관광정책실장은 "바다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을 많이 알려야 관련 서비스업도 창출된다"며 "민간사업자들이 교육과 쇼핑·숙박에 더해 선박 정비까지 제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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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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