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병호 의원 등 3명의 선도탈당파에 이어 임내현·권은희 의원 등 광주 출신 의원들이 추가 탈당을 예고하고 있지만 문재인 대표는 미동도 없다. 당 소속 의원 중 하위 20%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심사를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고 6만여 명의 온라인 당원 가입 소식에 고무되는 등 ‘안철수 신당’에 대한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서도 ‘마이웨이’를 가속화 하고 있다. 정치권은 문 대표가 ‘안철수 신당’의 초반 돌풍을 일시적 현상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새정연은 22일 여론조사기관 타임리서치에 의뢰해 18~19일간 진행한 정당 지지율 조사를 발표했다.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새정연은 호남과 제주에서 39.2%를 얻어 15.9%를 기록한 안철수 신당을 눌렀다. 전국적인 지지도에서도 새정연은 23.8%를 기록해 11.7%를 얻은 안철수 신당을 제쳤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와 차이가 큰 까닭은 새정연이 진행한 여론조사는 유선전화를 뺀 휴대전화 100%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휴대전화 비율이 높을수록 젊은 층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다는 것이 정치권의 정설이다. 이는 문 대표가 최근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한 토크콘서트에서 젊은 세대의 동참을 강조하고 호남 오피니언 리더들의 ‘반문재인’ 기류가 심화 되는 현상에도 끄떡 않는 이유를 설명해준다. 당 전략통은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20~40대의 지지를 바탕으로 당의 혁신작업을 뚝심 있게 진행하고 새로운 인재영입을 통해 안철수 신당과 경쟁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며 “명분 싸움에서 우리가 앞선다”고 설명했다. 안철수 신당이 새정연 비주류 인사들과 함께한다면 새로운 인물의 참신성 면에서 안철수 신당보다 앞설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우리당이 노인층을 외면하는 게 아니라”면서 “경로당 냉난방비를 비롯해 기초연금법 개정안 추진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문 대표의 ‘마이웨이’가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많이 제기되고 있다. 광주 소속 의원뿐 아니라 김한길 전 대표 등 영향력이 큰 수도권 비주류 인사까지 탈당한다면 안철수 발 탈당 후폭풍이 문 대표가 제어할 수 있는 마지노선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현재 문 대표도 김 전 대표의 탈당을 막기 위해 측근을 동원해 접점 찾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가 향후 단행할 공천심사위원장의 인사와 총선 구상 발표 등에 따라 비주류의 대거 탈당은 현실화 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새정연이 이날 발표한 타임리서치 여론조사는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 포인트다. /박형윤기자mani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