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개인ㆍ기관 ‘몸 사리기’ 당분간 횡보장세 가능성

`잇따른 연중 최고치 경신에 따른 부담일까` 종합주가지수가 22일 오전장에서 강세를 이어가다 갈수록 상승 폭을 줄여 결국 소폭이나마 약세로 돌아섰다. 오전장에서 오랜만에 동시 매수세를 펼쳤던 개인과 기관이 외국인의 매수규모가 늘어나자 매도세로 돌변한 탓이다. 개인의 13일 연속 순매도 행진이 마감될 것이란 기대도 물거품으로 돌아가고 순매도 일수를 14일로 늘렸다. 이의 영향으로 21일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784.14포인트까지 상승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가 결국 0.61포인트(0.08%) 떨어진 779.28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개인과 기관이 몸을 사리는 `눈치장세`가 펼쳐지며 지수도 게걸음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시장에 뛰어들고 싶지만 외국인에 당할 것이란 두려움이 큰 데다 이를 극복할 이렇다 할 내부 모멘텀도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외국인의 매수세는 이어져 큰 폭의 지수조정을 막아줄 것이란 예상이다. 외국인은 이날도 2,980억원어치나 사들이며 하락을 막는 버팀목 역할을 했다. ◇글로벌펀드 자금 지속유입으로 낙폭 줄여=외국인은 이틀 연속 사자행진을 펼치며 장중 한때 지수를 780선 위로 끌어올렸다. 특히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경우 골드만삭스 증권이 매수창구 상위를 기록해 해외의 한국관련 펀드가 신규로 설정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돌았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측은 신규 펀드의 설정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지만 최근 외국인 매수는 글로벌펀드인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이원섭 골드만삭스 이사는 “외국인이 지수 상승에 대한 믿음이 강할 경우 통상적으로 헤지펀드가 유입되고 이머징마켓펀드의 매수 강도가 높아진 뒤 글로벌 펀드가 유입된다”며 “글로벌펀드의 경우 아시아 국가 중 지수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미미한 한국시장에 대해 시선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타이완에 투자하고 있는 헤지펀드가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국내에서 비슷한 상황이 펼쳐질 경우 외국인의 힘 만으로 큰 폭의 지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증권은 더욱이 아시아이머징마켓 펀드의 경우 한국에 대한 투자비중이 목표치를 이미 넘어 추가적인 매수 여력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ㆍ기관 `눈치보기`=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개인과 기관은 동시 매수세를 펼쳤다. 하지만 결과는 개인ㆍ기관 모두 순매도로 끝났다. 개인은 이날도 627억원 어치를 순수하게 팔아치웠고 기관도 1,335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관련, 국내 투자자들이 시장에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평가했다. 권정민 대투증권 대치동지점장은 “개인들은 외국인의 매매패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며 “개인은 외국인에 의해 당했다는 생각이 강해 외국인이 살 때 파는 안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엇박자 매매가 나타나고 있으며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에 대한 불신을 넘어설 수 있는 내부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고객예탁금이 다시 10조원 규모로 늘어났지만 이는 공모주 청약 자금 환불 등에 따른 것으로 예탁금이 증가추세로 접어들었다고 판단하기는 무리다는 지적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고객예탁금이 늘어난 것은 지난 16일 개인 매도분(1,250억원)에다 STX조선 공모주 청약 마감에 따른 환불금액이 포함됐다”며 “아직까지 개인들의 투자심리가 호전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징후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개인들의 분위기는 지수상승에도 부담으로 작용해 당분간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여기에 프로그램 매수차익잔액도 1조4,000억원에 달해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수세보다는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부담스럽다는 의견이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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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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