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당뇨병 정복 한발 더 가까워졌다

서울성모병원 췌도 이식으로 30년 당뇨환자 첫 완치


30년간 당뇨병을 앓아온 환자가 남의 췌장에서 떼온 췌도를 이식 받은 후 완치된 사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췌도 이식은 췌장 전체를 이식할 때보다 시술 시간도 적게 들고 면역거부반응도 낮아 당뇨병 완치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확인된 만큼 근본적인 당뇨 치료법으로 주목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췌도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세포가 모여 있는 췌장의 조그마한 부위다.

23일 서울성모병원 췌도이식팀은 뇌사자가 기증한 췌도를 이식 받은 당뇨병 환자 박모(60)씨가 지난달 11일 수술 이후 인슐린 투여 없이 한 달간 정상 혈당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30년간 매일 네 차례씩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 했던 중증 당뇨 환자로 췌도를 이식한 후 인슐린 주사를 끊은 첫 당뇨병 완치 사례로 꼽힌다. 서울성모병원은 그동안 췌도 이식 수술을 총 세 차례 시술했지만 인슐린 주사를 끊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당뇨병은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1형과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지는 2형으로 나뉘는데 먹는 약으로 치료가 가능한 2형과 달리 1형은 인슐린 주사 치료나 췌장 이식을 통해서만 치료가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에 췌장 내 췌도 이식만으로 완치한 사례가 나온 것이다.

이번 시술은 뇌사자로부터 기증 받은 췌장에서 췌도 세포만 분리해 주삿바늘을 이용, 당뇨병 환자의 간 문맥(혈관)에 주입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술 시간은 30분 정도로 짧고 전신마취가 필요 없다는 점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남의 세포를 이식하는 만큼 면역거부반응을 예방하기 위해 췌장 이식 때와 마찬가지로 면역억제제를 투여해야 한다는 한계는 있다.

연구팀은 "췌도 이식의 경우 세포만 이식하는 만큼 혈관도 함께 이식해야 하는 췌장 이식보다 거부반응은 다소 줄어든다"며 "공여 장기가 부족하고 면역억제제 부작용 등이 우려돼 췌도 이식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면역거부반응을 줄여줄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 당뇨 환자 치료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구팀은 췌도 세포를 면역보호막 성분이 함유된 캡슐에 넣어 이식 후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동물실험을 진행 중으로 관련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이식(Transplantation)' 10월호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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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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