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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바둑 영웅전] 압박 당하기 싫다

제2보(17∼38)<br>○이세돌 9단 ●구링이 5단 <제8회 춘란배 준결승>



압박당하는 것이 싫다 구링이는 우리 식으로 이름을 읽으면 고영익(古靈益)이다. 1991년생으로 강유택4단과 동갑이다. 김지석보다는 2년 연하이고 김정환보다는 2년 연상. 서남왕배 타이틀을 3년 연속 제패하고 있으며 천야오예 이후로 가장 촉망을 받는 중국기원의 보물이다. 수읽기가 매우 빠르고 힘이 좋아 초단 시절부터 중국기원 본부석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한국 기사들에게는 '구렁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데 콩지에가 '콩쥐'로 불리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다. 실제로는 능구렁이 같은 능청스러움은 별로 없고 재주를 여과 없이 분출하는 천재형에 속한다. 사이버오로의 생중계 해설은 맡은 조한승9단의 예측대로 구링이는 흑17로 협공했다. 이렇게 되면 백은 18로 역협공을 하는 것이 이런 형태의 해법이 되며 흑27까지는 요즈음 자주 보이는 진행이다. 흑27의 시점에서 조한승9단은 참고도1의 백1, 3을 추천했다. 그것이면 흑은 6으로 씌워 중원키우기로 나올 터인데 그 세력을 어떤 식으로 지우느냐가 백의 과제가 된다. 이세돌은 실전보의 백30을 서둘렀다. 이 방면을 흑에게 압박당하는 것이 싫다는 태세. 구링이는 요소인 31을 점령하고 33으로 엄습하여 드디어 접전이 시작되었다. 흑37을 외면하고 백38로 날아오는 것은 흑의 외세를 의식한 행마. 참고도2의 흑1이면 백2로 외세(흑의) 지우기를 계속할 작정인데 이렇게만 된다면 백의 흐름이 아주 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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