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24일 오후6시58분께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한 술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17분 만인 오후7시14분께 완전히 꺼졌다.
화재사고 당시 이 술집은 영업을 시작하기 전이었다. 하지만 옆 가게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이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숨진 뇌병변장애인 박모(39)씨를 가게 출입문 근처에서 발견했다. 이 술집은 약 20㎡의 면적인데 가게 안쪽에 3.3㎡ 남짓한 방이 하나 딸린 구조로 돼 있다. 출입문도 1개뿐이다.
경찰은 25일 오전 화재감식을 한 결과 방화나 자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했다. 뇌병변장애 3급인 박씨가 평소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다녔던 점으로 미뤄볼 때 화재 사고에 신속한 대처가 어려웠던 박씨가 미처 불길을 대피하지 못하고 출입구 근처에서 숨졌을 가능성이 크다.
박씨는 6일 전쯤부터 술집 주인에게 돈을 내고 가게 안쪽 방에서 홀로 숙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원래 어머니·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었으나 최근 개인적 이유로 집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술집 주인은 경찰 조사에서 "박씨가 손님으로 몇 번 와 알게 됐으며 비용을 지불할 테니 방을 빌려달라고 해서 며칠간 머무를 수 있도록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26일 박씨의 시신을 부검하고 정확한 화재 및 사망 원인을 계속해서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