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이 수업료가 비싼 학원에 다닌다고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학생의 학습 태도 등에 따라 상대적으로 수업료가 싼 학원 학생의 성적이 더 높을 수도 있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싼 운용비용에도 높은 수익률을 내는 운용사가 있는 반면 업계 평균 이상의 운용비용을 걷어가면서도 수익률이 업계평균을 한참 밑도는 업체도 있다. 1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9월말 현재 52개 운용사들의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펀드총비용비율(TER Total Expense Ratio)은 1.57%로, 이 가운데 총 25개 운용사의 TER가 업계 평균 이상이었다. TER는 펀드 순자산에서 운용ㆍ판매ㆍ수탁 보수와 주주총회 개최ㆍ운용보고서 작성 비용 등 기타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펀드 순자산이 100만원일 때 TER가 1%면 100만원 중 1만원은 운용보수와 기타비용으로 지출된다는 의미다. 따라서 다른 요건이 비슷하다면 TER가 낮은 펀드를 고르는 것이 좋다. TER가 가장 높은 운용사는 한국투자밸류로 2.25%였으며, JP모간(2.09%), 칸서스(2.04%), 슈로더(2.03%), 피델리티(2.0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들 운용사의 높은 TER가 높은 수익률까지 보장해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TER가 두번째로 높은 JP모건의 국내주식형펀드 연초 후 수익률은 -15.20%로 국내주식형펀드 평균(-11.71%)을 훨씬 밑돌았다. 칸서스의 수익률 역시 -17.75%로 저조했고, 알리안츠(TER 1.89%, 수익률 -13.83%), 미래에셋(1.68%, -14.75%), 신영(1.58%, -14.19%) 등이 높은 TER 대비 저조한 수익률을 보였다. 반면 라자드코리아와 골드만삭스, 삼성운용은 TER가 각각 1.23%, 0.73%, 1.05%로 업계 평균 이하였지만, 수익률은 각각 3.28%, -1.16%, -3.96%를 기록하며 국내주식형 평균 대비 15%포인트 이상 앞섰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얼마 안 돼 보이는 기타 비용도 장기 투자 측면에서 보면 무시 못할 금액"이라며 "보수는 물론 기타 비용과 최근 수익률 등 관련 사항을 따져 본 뒤 투자에 나서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