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오이밭서 신발끈 맨 이재오


이재오 특임장관이 7일 자신의 트위터에 "트윗하기가 무섭다"고 했다. 일부 언론이 자신의 글을 왜곡하는 바람에 자신의 이미지를 나쁘게 하고 자신을 갈등의 중심으로 끌어들인다는 지인의 충고를 소개하면서 말이다. 최근 'SNS(Social Network Service)' 열풍 속에서 누구보다 이 장관은 활발하게 트위터 활동을 해왔다. 그런 그이기에 갑자기 왜 트윗을 하기가 무섭다고 했을까. 아마도 잇따라 올린 글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연결시켜 이 장관이 대립각을 세우는 것처럼 일부 언론이 해석한 것이 이유이지 싶다. 대표적으로 6ㆍ3 항쟁 47주년을 맞아 이 장관이 올린 글이 문제가 된 듯하다. 이 장관은 지난 3일 트위터에 "1965년 군이 대학을 점령하고 위수령을 내리고 드디어 저는 대학 제적과 함께 수배가 됐다. 제 인생의 갈림길"이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마침 이날은 6ㆍ3 동지 이명박 대통령과 학생운동 탄압의 장본인 박정희 전 대통령 딸 박 전 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동한 날이었다. 이쯤에서 '오이밭에서 신발끈 고쳐 매지 말라'는 말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그렇더라도 만약 이 장관이 자신의 글이 왜곡돼 해석된다고 생각해 '무섭다'고 했다면 이는 정말 실망스럽다. 이 장관은 4선의 국회의원으로 정치인이다. 이 장관이 쓰는 글은 일반인의 글이 아니다. 사소한 일상도 의미가 부여되고 단순한 일정에도 정치적 해석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그 해석의 선봉에 언론이 있다. 또 SNS는 쌍방향 소통의 도구다. 접근성이 매우 뛰어난데다 다양한 논리와 시각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그런 공간에 자신의 뜻을 제대로 이해해주는 이들만 있으라는 법은 없다. 다르게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은 분명 존재한다. 최근 비극적인 모 아나운서의 자살 사건에서도 알 수 있듯 SNS는 양날의 칼과 같다. 정치인에게도 SNS가 때로는 약이 되고 때로는 독이 될 수도 있다. 유력 정치인 이재오라면 한 차원 진화한 SNS라는 도구를 진정한 소통의 창구로 여기고 다양한 논리와 시각에 유연하게 대처했으면 싶다. 단순히 유행을 따라 SNS 계정을 만들고 자신이 듣고 싶은 말만 듣는 정치인만은 되지 않았으면 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장관의 트윗을 앞으로 계속 볼 수 있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