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명품대회 숨은 주역 '익사이팅 아시아드'

■ BS금융그룹 부산은행 서울경제 여자오픈- 첫날<br>갤러리 따라다니며 쓰레기 줍고… 무결점 코스관리·서비스…

자원봉사자들이 갤러리들에게 음료를 제공하고 있다. 오른쪽은 방문객들에게 미소로 맞이하는 부산 아시아드CC 정문의 여성 안내원. /부산=이호재기자

BS금융그룹 서울경제 여자오픈 1라운드가 열린 2일 부산 아시아드CC. 갤러리들의 뒤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오렌지 가이'들이 눈길을 끌었다. 오렌지색 바람막이를 맞춰 입은 이들은 갤러리들이 이따금 무심코 버린 쓰레기를 그때그때 부지런히 주워 담았다. 이들의 정체는 아시아드CC 직원. 쾌적한 대회 환경을 위해 발벗고 나선 것이다. 귀찮은 작업이라 생각할 수도 있지만 한 직원은 "직장도 깨끗하게 만들고 멋진 경기도 감상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一石二鳥)"라며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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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2년 개장한 아시아드CC는 사실 무난하기는 하지만 한 번만 와봐도 오래 기억에 남을만한 골프장은 아니었다. 하지만 '골프장 경영의 달인'으로 불리는 김헌수(61) 사장이 올 7월 부임하면서부터 확 바뀌었다. 김 사장 이하 전 직원이 매일 오전5시쯤 출근해 이름만 빼고 다 바꿨다. 코스 정비부터 서비스 마인드까지 '익사이팅 아시아드(Exciting Asiad)'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재탄생했다. 골프장 정문에서부터 경비 직원의 경례 대신 여성 안내원이 미소로 반기고 추석 당일 영업으로 골프 애호가들의 라운드 허기를 달랬다. 또 지역 특산물인 앙장구(성게의 일종)를 이용한 앙장구밥을 내놓아 회원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잡았다. 전국 골프장 중 아시아드CC에서만 맛볼 수 있는 앙장구밥은 라운드 예약 없이 시식만을 위해 일부러 찾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대인기다.

아시아드CC 직원들은 이번 대회 개최를 골프장의 품격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기회로 삼을 계획이다. 이를 위해 코스관리팀은 이미 한 달 전부터 페어웨이 정비, 벙커 보수, 나무 옮겨심기 등 대대적인 대회장 꾸미기에 들어갔다. 그 결과 대회 직전에는 투어를 주관하는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측한테서 "그린이 너무 빠르니 조금 늦춰달라"는 얘기까지 들었다. 이 골프장의 박경순 코스관리팀장은 "20년 넘게 이 일을 해왔는데 그린이 느려 불만이라는 얘기는 들었어도 너무 빨라서 느리게 해달라는 말은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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