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공포의 17번 홀이 전부가 아니네"

플레이어스챔피언십 첫날… 최경주 버디 선방에도 샷 흔들려 하위권

“17번 홀을 걱정 하기보다 다른 홀에서 버디를 많이 잡아야 한다.” 지난해 우승자 필 미켈슨(미국)의 말이 정답이었다. 9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 소그래스TPC의 스타디움코스(파72ㆍ7,220야드)에서 개막된 미국PGA투어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950만달러) 첫날. 아일랜드 그린의 17번홀(파3)은 어김없이 선수들의 순위를 좌우했다. 6언더파 단독 선두인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부터 재미교포 앤서니 김(22ㆍ나이키 골프)과 지난해 우승자 필 미켈슨(미국)을 포함해 무려 14명이 동률을 이룬 2언더파 공동 9위까지 총 22명의 상위권 선수 중에는 이 홀에서 보기를 한 이가 단 2명(공동 2위 폴 고이도스, 공동 9위 프레드 커플스) 뿐이었다. 17번홀에서 파나 버디로 잘 견뎌야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 16번홀까지 2언더파였던 어니 엘스(남아공)는 이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하는 바람에 마지막 홀 버디에도 불구하고 이븐파 공동 35위까지 내려 앉았다. 그러나 최경주(38ㆍ나이키 골프ㆍ신한은행)는 17번 홀에서 버디를 하고도 최하위권인 공동 135위까지 추락했다. 상위권 선수들과 달리 다른 홀에서 타수를 줄이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가르시아는 10번홀부터 출발해 그린 적중률 89%에 이르는 절정의 아이언 샷 감각과 15m 퍼트(14번홀)도 성공시키는 정교한 퍼팅 솜씨로 16번홀까지 버디만 4개를 낚았다. 이어 17, 18번홀을 파로 마무리한 뒤 후반 들어 버디 3개와 보기1개를 보태며 6언더파 66타를 쳤다. 이로써 지난해 공동 2위를 기록했던 그는 무려 53개 대회 동안 지켜 온 무관행진을 끊고 정상에 오를 디딤돌을 마련했다. 역시 10번홀에서 출발한 앤서니 김은 11, 12번홀에서 연속으로 3퍼팅 보기를 했지만 13번홀과 16번홀 버디로 제자리를 찾았고 17번홀은 파로 잘 견뎠으며 후반에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더해 2언더파 70타로 경기를 마쳤다. 막판 2개홀에서 연속 버디를 한 것이 희망적이다. 이에 비해 최경주는 1번홀부터 시작해 전반 9홀 동안 무려 44타를 기록했다. 버디는 단 한 개도 없었고 2홀 연속 보기가 3번(1ㆍ2, 4ㆍ5, 8ㆍ9번홀) 있었으며 7번홀에서는 티 샷을 워터 해저드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했다. 티 샷 페어웨이 안착률이 42.9%, 아이언 샷의 그린 적중률은 50%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샷이 흔들린 게 문제였다. 전반 44타는 이날 최악의 기록이었다. 후반 들어 17번홀을 포함해 버디 3개를 기록했지만 보기도 2개 보탠 최경주는 결국 7오버파 79타나 치고 말았다. 이날 가르시아가 플레이 한 오전과 최경주가 필드에 나섰던 오후는 평균 1타 이상 차이가 날 만큼 바람 세기가 달랐지만 결국 샷 정확도 차이가 순위를 가른 셈이다. 한편 나상욱(24ㆍ코브라 골프)은 파4의 4번홀에서 8타를 쳤으나 다른 홀에서 선전하며 이븐파 공동 35위에 랭크됐고 위창수(36ㆍ테일러메이드)는 2오버파 공동 70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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