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격화되는 자원전쟁] 취약한 '에너지 안보'

에너지 소비는 세계 10위…자주개발률은 4.2% 불과<br>석유 중동의존도 82% 전쟁등에 무방비 노출<br>原電비중 30% 넘지만 우라늄은 전량수입 의존


[격화되는 자원전쟁] 취약한 '에너지 안보' 에너지 소비는 세계 10위…자주개발률은 4.2% 불과석유 중동의존도 82% 전쟁등에 무방비 노출原電비중 30% 넘지만 우라늄은 전량수입 의존 이철균 기자 fusioncj@sed.co.kr 지난 1983년 제5차 중동전이 발발했다.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우리 정부에 '호르무즈해협에 미사일 한방만 떨어지면 석유수송이 수개월 중단될 수 있다"며 "최소 90일 정도는 원유도입 없이 버틸 준비를 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보내왔다. 당시 정부가 혼비백산 한 것은 물론이다. 2006년 기준 우리나라의 에너지 해외의존도는 96.8%로 세계적인 자원무기화와 자원민족주의 흐름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특히 석유의 경우 중동의존도가 82.2%여서 중동 지역 정세가 악화될 경우 고스란히 그 리스크를 떠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중동 지역에서 우리나라까지의 머나먼 해상 수송로는 불안하기 그지없는 루트다. 항상 뭔가 터질 듯한 중동 지역의 호르무즈해협, 해적이 종종 출몰하는 동남아시아의 말라카해협, 중국의 안방인 중국 동해안 등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 자원전문가는 "지금은 그래도 중동 지역에서 우리나라까지의 해상 수송로를 미 해군이 장악해 문제가 없지만 미국의 영향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으므로 대비를 해야 한다"며 "원유 공급지 분산은 우리에게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는 그래서 러시아의 동시베리아, 사할린, 서캄차카 반도 개발에 우리가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동 지역 의존도를 상당 부분 동부러시아로 돌려야 한다는 얘기다. 자원전쟁이 격화되면서 원유ㆍ철광석ㆍ석탄 등의 자원은 이제 더 이상 상업적 의미에서의 '상품'이 아니다. 돈만 주면 살 수 있는 물건이 아닌 셈이다. 그것은 국가의 생존과 미래 번영을 좌우할 수 있는 '전략적 핵심 원자재'가 된 지 오래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지극히 취약한 에너지 안보구조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소비는 2006년 기준 2억3,300만TOE로 세계 10위이고, 특히 원유수입량은 미국ㆍ일본에 이어 세계 3위다. 산업구조가 중화학공업 중심의 에너지 다소비형 구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에너지 해외의존도와 석유의 중동의존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개선되기는커녕 심화하고 있다. 에너지 해외의존도는 1990년 87.9%에서 2006년 96.8%로 크게 높아졌다. 중동 지역 석유의존도 역시 1990년 73.7%에서 2006년 82.2%로 높아지고 있다. 다른 주요 국가의 중동 지역 원유의존도를 보면 미국 20.7%, 유럽 25.9%, 중국 40.1%, 일본이 79.1%로 우리보다 훨씬 낮다. 또 원자력 발전이 우리나라 전체 발전량 중 30%를 넘고 있는 실정임에도 우라늄은 전량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고 유연탄 역시 100% 해외 수입이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전체 에너지 수입 중 우리가 해외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해 수입하는 에너지 비율인 '자주개발률'은 터무니없이 낮다. 2005년 기준 우리가 4.1%인 반면 일본ㆍ프랑스는 각각 9.8%, 95%로 우리보다 훨씬 높다. 이탈리아ㆍ스페인 등도 각각 44%, 54%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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