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勞-政 첫대화 쟁점·전망

勞-政 첫대화 쟁점·전망입장차만 확인… 타결까진 험난 정부와 금융노조가 7일 처음으로 머리를 맞댔다. 예상대로 타협점을 찾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이날 대화는 오는 11일 총파업까지 남은 사흘동안 일보 전진된 대화를 진행시키기 위한 디딤돌을 놓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회담이 예상 외로 5시간 가까이 이어진데다 9일 2차 회의를 갖기로 한 것은 적어도 파국만은 면하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타결에 대해 낙관하기 힘든 요인도 많다. 무엇보다 노조가 정부에 요구한 6개항 중 상당 부분이 정부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것들이다. 난산이 예고되는 이유다. 결국 노·정간 협상은 9일 2차 회의에서도 명확한 결론을 맺기는 힘들고 장기전 끝에 10일 이후에나 타결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전망이다. ◇노조 요구 6개항 중 3개 핵심사항 논의=금융노조가 정부측에 전달한 「금융산업 개혁을 위한 금융노동자 요구사항」을 보면 노조측의 요구사항은 총 6가지(세부사항 표참조). 이중 관치금융 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 관치에 따른 부실의 정부 부담·처리 3년간 정부 주도 강제합병 안할 것 등 3가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이날 첫 공식대화에서도 이들 3가지가 집중 논의됐다. 협동조합 신용분리정책 철회 경제정책 실패관료 퇴진 금융구조조정 청문회 등 3가지는 부수적인 것으로 주요쟁점에서는 빗겨나 있다. 노조는 특히 관치금융 부분에 상당한 비중을 뒀다. 인사·경영·소유구조·지배구조 등 예상 외로 포괄적이고도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다. ◇난감한 정부, 11일 새벽까지 설득=노조의 요구사항이 구체화됐고 첫 대화를 나눴다는 점에 일단 비중을 두고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9일 다시 만나기로 했고 회담장 분위기도 예상보다 낙관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갈길이 너무 멀다」는 분위기다. 노조의 요구사항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부분이 많았다는 판단 때문. 관계자는 회의 후 『아무래도 11일 새벽이나 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혀 양측간 입장차이가 여전히 컸음을 내비쳤다. 정부는 특히 관치금융 관련 특별법 제정에 거부감을 비쳤다. 처음부터 「관치금융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었던데다 노조가 내걸고 있는 사항들도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게 많았기 때문. 특히 3년 이내 금융기관 임원 선임 금지나 서기관급 이상 관료임명 때 「봉사하는 경제관료 선언」 채택 등 몇가지 요구에 대해서는 터무니 없다는 반응이다. 정부의 지시사항을 공식문서에 의하도록 법에 규정하자는 것도 노조의 간섭사항은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 근로자대표 이사제, 노조의 감사추천권도 「공산당식 발상」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그러나 소유구조와 관련, 은행 민영화나 주식소유한도 4% 등에 대해서는 적극 수용한다는 입장. 두번째 항목인 「관치에 따른 부실, 정부가 부담해 처리」에 대해서도 정부의 입장은 엇갈렸다. 채권펀드 조성 등의 조치를 철회하라는 노조의 요구에 시장안정이 우선이라는 게 정부의 논리다. 대신 종금사 부도 관련 은행 예금보험공사 대출금 러시아 경제협력차관 지급보증 이행 등은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 협상의 최대 핵심인 「3년간 정부 주도 금융기관 합병 강제하지 않아야 한다」는 노조의 주장에 대해 정부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노조는 금융기관 종사자의 충격을 줄이는 「안정화 기간」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정부는 해당은행의 자구노력이 타당하다면 인정하겠지만 그리 시간은 많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또 은행 민영화나 해외매각 때 국회의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우회적 방법으로 검토하고, 예금부분보장제의 3년연기 주장은 개혁의 후퇴인 만큼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협상, 난산 거듭할 듯=양측 관계자의 언급을 종합하면 협상 결과는 의외로 낙관하기 힘들 전망이다. 까다로운 노조의 요구에 대해 정부가 내놓을 수 있는 카드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 이헌재(李憲宰) 재경부 장관이 언급한 퇴직자에 대한 스톡옵션 보장 등이 고작이다. 특히 관치금융과 관련한 여러 요구사항들은 정부측이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들고 협상 대상도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결국 이번 협상은 9일 열릴 2차 공식대화에서 어느 정도 진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고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는 10일 오후, 또는 11일 새벽에 나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 입력시간 2000/07/07 17:49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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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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