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나라의 곳간을 대폭 열기로 했지만 올해 세수 진도율은 전년보다 3.2%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사상 최대의 세수펑크(8조5,000억원)가 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세수결손이 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쓸 돈은 많은데 세금이 걷히지 않다 보니 정부의 순(純)살림살이를 나타내는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31조1,000억원까지 불어났다. 중앙정부 채무도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해 국가 재정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다.
23일 기획재정부의 발표한 '9월 월간재정동향'에 따르면 올 1월에서 7월까지 누계 총수입은 209조5,000억원, 총 지출은 218조5,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총수입은 전년에 비해 1조1,000억원 증가했지만 진도율은 되레 1%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1~7월 누적 국세수입은 124조4,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8,000억원 증가한 반면 결산대비 세수진도율은 3.2%포인트나 하락했다.
세목별로 살펴보면 소득세와 부가세는 각각 3조6,000억원, 1,000억원 늘어났고 관세(8,000억원), 법인세(4,000억원), 교통세(2,000억원)는 감소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명목임금 상승과 고용 확대 등에 따라 소득세와 부가세는 늘었지만 법인 영업실적이 부진과 환율 하락 등이 겹쳐 법인세 및 관세수입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7월까지의 총지출은 218조5,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7,000억원 감소했다. 진도율 역시 1.7%포인트 하락했다.
관리재정수지는 31조1,000억원 적자를 봤고 국민연금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합한 통합재정수지는 9조1,000억원 마이너스 상태다. 7월 말 기준 중앙정부 채무는 503조3,000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넘어섰다. 세수가 부족하다 보니 7월에만 국고채권을 8조3,000억원이나 찍어낸 영향이다.
정부는 지난 18일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올해 말 관리재정수지 적자를 25조5,000억원, 국가채무를 514조8,000억원으로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