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기부양 보다 투자 마인드 살려야

북한 핵 문제,이라크 전에 이어 사스(SARSㆍ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충격 등의 악재가 잇따라 경기불안이 커지자 금리인하, 추경편성을 통한 재정지출 확대 등의 경기부양책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사스가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면서 수출과 외자유치 등 경제 각 분야에 걸쳐 충격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최대 수출시장이자 세계 경제의 견인자 역할을 하는 중국이 사스 공포로 거의 고립상태에 빠져들면서 경제적으로 적지않은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내경기가 내리막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이 같은 악재로 인해 경기가 지나치게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선 적정한 경기대책이 필요한 시점인 것으로 여겨진다. 현재로서 검토될 수 있는 경기대책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기준금리를 내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재정지출의 조기집행과 추경편성을 통해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경기부양책의 효과와 몰고 올 후유증 등을 감안할 때 방법과 시기 등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금리인하의 경우 기업의 투자심리 회복이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투자 활성화라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 국내 금리는 이미 실질금리 기준으로 마이너스 상태에 있고 시중에는 마땅한 투자대상을 찾지 못해 막대한 자금이 부동화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태에서 금리가 더 떨어지는 경우 어느 정도 소비증대에는 기여할지 모르지만 저축률이 감소하고 기업들의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는 한 경기부양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지출 확대도 사회간접자본을 중심으로 이뤄질 경우 가뜩이나 부동산경기만 부추겨 부분별 경기 불균형을 더욱 심화 시킬 우려가 있다는 점이 감안돼야 한다. 최근 몇 년 동안 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부동산부문은 투기바람과 함께 과열현상을 빚어왔다. 현재 전국토가 공사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부동산 경기는 호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회간접자본을 중심으로 재정지출을 늘릴 경우 부동산시장이 과열되고 투기바람을 부채질할 공산이 적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재정지출 확대의 경우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을 전제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섣부른 경기부양책은 안정기조를 해치고 경제체질을 약화시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인위적인 경기부양책을 펴기 전에 기업의 투자를 회복시키기 위한 환경개선과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산업 부분간 불균형 등을 개선하는 대책부터 마련하는 것이 순서이다. <최형욱기자 choihu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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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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