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대미술의 거장' 이우환, 점·선으로 뉴요커 잡는다

백남준 이어 구겐하임미술관서 개인전<br>'조응'·'점으로부터' 등 작품 90점 선봬


"이우환은 후기 미니멀리스트 미술의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확장한 작가다." 뉴욕 소재 구겐하임미술관(Solomon R.Guggenheim Museum)은 이 같은 표현으로 이우환(75)을 평했다. 북미지역 최고의 현대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구겐하임은 오는 24일부터 이우환의 북미지역 최초 회고전인 '이우환: 무한의 제시(Marking Infinity)'를 개최한다. 구겐하임이 한국인 미술가의 개인전을 연 것은 2000년 세계적인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전시 이후 두 번째다. 아시아 작가를 택한 것도 2008년 중국의 차이궈창의 개인전을 포함해 세 번째다. 이우환 자신에게는 미국에서의 첫 대규모 개인전이라는 큰 의미도 있다. 1936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난 이우환은 일본 니혼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한 뒤 일본과 프랑스를 오가며 활동해 왔다. 그는 식민지 조국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타국 땅을 돌며 외롭게 활동했지만 화가이자 조각가인 동시에 이론가로서 자신의 예술론을 확고히 다졌다. 특히 사물을 있는 그대로 놓아두고 공간ㆍ상황ㆍ관계에 접근하는 예술을 뜻하는 '모노하(物派)의 중심인물로 일본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우환은 과정, 재료, 관객, 그리고 장소의 경험적 관계를 강조하는 작품으로 국제적 명성을 쌓았다. 절제와 정화를 강조해 형성된 여백이 특징적이다. 이번 전시에는 총 90여 작품이 선보인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돌돌 말린 나선형으로 유명한 구겐하임의 공간을 고려한 장소특정적(Site-specific) 작품도 선보인다. 출품작들은 이우환의 대표작인 '조응' '대화' '점으로부터' '선으로부터' '바람으로부터' 등의 회화와 돌과 철판 등으로 이뤄진 철학적인 설치작품과 조각, 드로잉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1960년대 이후 50년 이상의 작품세계를 두루 아우른다. 유럽과 일본 등 세계 각지의 미술관과 컬렉터들로부터 대여해 온 작품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처음 소개되는 것들이다. 한편 이번 전시는 삼성그룹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성사됐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아시아 관련 예술펀드를 제공하고 있으며 아시아미술 담당 삼성 시니어 큐레이터인 알렉산드라 먼로가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 6층짜리 구겐하임미술관 원형홀과 2개의 부속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9월28일까지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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