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휴대폰 단말기시장이 곤두박질치고 있다.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5개 이동전화회사들이 각기 하루 1만~2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유치했지만 4월들어선 10일 이후 하루 가입자가 500~2,000명으로 3월에 비해 90% 이상 줄어들었다.
정보통신부 방침에 따라 10일 이후부터 휴대폰 보조금이 크게 줄어 가입을 위한 소비자 부담이 종전보다 15만원~20만원 가량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들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 이동전화회사들은 이미 확보한 가입자만 있어도 요금수입으로 경영해나갈 수 있다. 하지만 단말기 제조업체의 경우 국내에서는 더 이상 팔 시장이 없다고 봐도 큰 무리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이동전화회사의 구매담당자는 『10일 이후 가입자가 극감, 단말기 추가 구매가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라고 털어놓았다.
단말기 제조업체의 한 관계자도 『이동전화회사들이 추가 주문은 고사하고 이미 납품 계약을 체결한 물량마저 줄이자고 요구하는 형편』이라고 전했다.
브랜드 가치가 높은 삼성전자의 「애니콜」과 모토로라의 「스타택」은 그나마 상황이 낫다. 예전같지는 않지만 아직도 매수세가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는 다른 제품들은 10일 이후 소비자의 발길이 뚝 끊겨버렸다. 이들 휴대폰은 3월까지는 단말기 보조금 때문에 가입만 하면 거의 공짜로 얻을 수 있었지만 이달 10일부터는 최소한 15만원 이상을 내야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이동전화회사의 관계자는 『가입자들이 예전과 달리 돈을 내고 살바에는 브랜드 이미지가 좋은 제품을 구매하려는 경향이 뚜려해졌다』고 설명했다.
가입자들이 그러다 보니 이동전화회사들 역시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지는 휴대폰의 구매를 점차 기피하고 있다.
한 제조업체 관계자도 이같은 현상을 인정하면서 『수출을 하지 않는다면 내수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상황이 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에서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정통부 정책으로 올들어 3개월동안 휴대폰 제조업체들이 초호황을 구가했다』면서 『곶감을 미리 빼먹은 제조업체가 엄살을 부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균성 기자 GSLE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