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쇼크… 美금리인상… 국제자금 대이동
[국제 금융시장 '검은 월요일'] "당분간 强달러" 아시아주식 매력 급감엔화ㆍ홍콩달러등 亞통화 일제 급락..국제유가 급등 경제회복세 위협도 악재
미국의 고용지표가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이같은 과열경기를 식히기 위해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당초보다 빨리 금리인상을 하게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옴에 따라 10일 오전 도쿄증시 닛케이주가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무려 210.49포인트나 떨어진 11,228.33에 마감됐다 (AFP=연합뉴스)
세계 금융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지고 있다. 차이나쇼크ㆍ고유가 등으로 아시아경제가 크게 휘청거리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로 굳어지자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주식시장은 10일 개장과 함께 일제히 폭락했다. 외환시장에서도 엔화ㆍ홍콩달러 등 아시아 통화는 달러화에 대해 급락했다.
세계금융시장이 이처럼 패닉(공황)에 가깝게 추락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곧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인데다 배럴당 40달러를 앞두고 있는 국제유가, 중국의 과열성장에 따른 부작용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금리인상 자금 대이동 우려=
미국의 금리인상이 기정사실로 굳어지면서 아시아 등 다른 지역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갈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상시기를 오는 6월로 보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은 곧 아시아 주식에 대한 매력이 반감되는 대신 미국 채권 등에 대한 수요증가를 의미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큰 폭으로 상승한 것도 미국 등 선진국 기관투자가들이 아시아 주식 사재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금리인상은 이런 구도가 역전되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에서도 높은 금리에 자금을 운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아시아 등 신흥시장에 대한 매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이런 자금유출현상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말부터 이달 초까지 이머징마켓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무려 4억1,100만달러에 달했다.
◇국제유가 고공행진 세계경제 발목=
국제유가의 고공행진도 세계경제, 특히 아시아 경제로서는 큰 악재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25달러에서 35달러로 상승하면 세계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국가들은 고유가 자체가 엄청난 재앙이다. 원유를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데다 산업구조가 중후장대형이어서 석유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유가급등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기업의 수익은 감소시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의 유가급등으로 석유수입의존도가 높은 개도국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재정적자가 늘고 실업률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욱이 유가상승은 기업의 수익을 떨어뜨려 설비투자에 찬물을 끼얹게 된다. 또 국제유가 급등은 전반적인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세계 각국의 금리인상 시기를 앞당기는 요인으로 작용해 주식시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중국 경제과열진정책 곳곳 부작용=
중국의 긴축정책은 한국ㆍ타이완 등 다른 아시아 국가들로서는 재앙이나 다름없다. 중국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일부 국가들의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따라서 중국의 긴축정책으로 성장률이 떨어지면 수입수요도 줄어 한국ㆍ타이완 등의 수출도 둔화될 수밖에 없다. 세계은행은 4월 말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수입이 10% 감소할 경우 한국과 타이완의 성장률은 1%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은 최근 철강 등 투자과잉 업종에 대해 신규 대출을 중단한 데 이어 토지사용도 제한했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긴축정책에 힘입어 올해 성장률이 8.5%로 전년의 9.1%에 비해 0.6%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한적인 긴축조치가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중국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더욱 높아져 한국ㆍ타이완 등 다른 아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정문재기자 timothy@sed.co.kr
입력시간 : 2004-05-10 1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