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자본이 국내에 들어오면 경기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준다.
물론 국부가 해외로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구더기 무섭다고 장 안 담글 수는 없는 노릇’이다.
괜찮은 외국기업과 돈이 국내에 들어오면 고용이 증대되고 세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산업기반이 확충돼 국가경제에 도움을 준다.
외자는 갚아야 할 부담도 없을 뿐더러 돈과 함께 우수한 경영기법이 도입되고 수출시장을 늘릴 수도 있어 국내경기 활성화에 순기능이 더 많다.
부정적인 영향이 다소 있더라도 외자유치가 적극적으로 계속돼야 하는 이유다.
LG그룹이 1999년 5월17일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인 16억달러의 외자유치에 성공했다.
네덜란드 필립스사에 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를 생산하는 LG LCD의 지분 50%를 넘기는 내용의 투자의향서를 체결했다.
16억달러는 액면가 3,625억원의 5배가 넘는 액수였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TFT-LCD 수요가 급증하면서 호황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합작조건은 양사가 LG필립스LCD를 공동 경영하되 경영권은 LG가 갖는 것으로 했다.
이 같은 물리적 결합은 양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필립스는 급격히 커지고 있는 LCD모니터와 대형 노트북 시장에 맞춰 TFT-LCD의 안정적인 수요처 확보가 필요했다.
LG로서는 TFT-LCD 분야에서 강한 필립스의 기초기반기술을 도입, LG의 제품기술력과 결합시키겠다는 전략이었다.
아울러 필립스가 지닌 브랜드 가치와 세계적인 사업망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대규모 선행투자가 필요한 LCD 사업에서 해외 파트너를 끌어들임으로써 투자재원 확보와 위험분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