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한국, 원화 평가절상 필요"

방한 콜린스 국제금융 차관보


찰스 콜린스 미국 재무부 국제금융담당 차관보가 지난주 말 한국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강조한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 절상의 필요성은 미 재무부가 지난 27일(현지시간) 미 의회에 제출한 ‘환율 보고서’에 자세히 기재돼 있다. 수출확대를 통한 경제회복을 지향하고 있는 미 정부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 등 신흥국에 대해서도 통화 가치 절상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 재부무는 27일 의회에 제출한 ‘국제 경제·환율 정책 관련 보고서’에 중국ㆍ일본ㆍ한국ㆍ대만ㆍ유로존ㆍ브라질 등 10개국에 대한 개별 경제 분석 자료를 곁들였다. 국가별 경제 분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미국의 최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의 위안화 절상 필요성과 함께 한국의 원화가 강한 경제회복세에 비해 저평가돼 있음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2월 보고서에 이어 또다시 원화 가치 저평가 문제를 거론한 것이다. 보고서는 한국의 원화 가치가 달러화 가치가 최고치에 달았던 2007년 대비 20% 정도 저평가돼 있다고 분석했다. 또 정부가 여전히 외환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공식적으로는 변동 환율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2009년 초 이후 원화를 매도하고 외화는 매수하는 방식으로 시장에 개입해왔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1월부터 4월까지 원화 가치는 달러화 대비 4.7%가 절상됐으며 실질 환율 기준으로는 3.5% 절상됐다. 또 한국의 내수 경제와 수출, 외환보유액이 강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달러화 대비 원화 가치는 2007년 고점 대비 20%, 실질 환율 기준으로는 위기 이전 대비 22% 저평가돼 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원화 가치 절상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해 지난 1ㆍ4분기 경상수지 흑자가 80억달러에 달해 1998년 이후 1ㆍ4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는 점도 명시했다.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민간 부문이 예상하는 한국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는 국내총생산(GDP)의 3%와 맞먹는 337억달러”라며 “2008년에는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 9분기 동안 분기 흑자는 평균적으로 GDP의 3.3%였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한국 정부에 대해 “한국 정부는 보다 큰 폭의 환율 유연성을 채택하고 개입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고서는 중국에 대해서 위안화 절상 노력이 여전히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부터 위안화 환율 절상이 진행되고는 있지만 좀더 빠른 진전이 필요하다고 중국 정부에 촉구했다. 그러나 미 재무부는 중국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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