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서경 금융전략포럼] "별거 아니겠지" 안일함이 큰 사고로

■ 최원장이 밝힌 금융사고 전말

현장점검 안해 조단위 대출사기… 800만원 아끼려다 수백억 착오주문 …

22일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의 제7회 서경 금융전략포럼 강연에서 상당수 참가자들은 최 원장이 직접 풀어놓은 kt ens 등의 금융사고 전말에 커다란 관심을 드러냈다.

최 원장은 아주 사소한 규정을 지키지 못하는 부분이 거대한 금융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금감원 검사에 얽힌 이야기들을 공개했다.

최 원장이 언급한 주요 사건들은 최근 1~2년간 금융계에 평지풍파를 일으켰던 kt ens 대출사기, 한맥투자증권 착오주문사고, 정보유출 사태 등이다.


최 원장은 금융회사가 현장을 중요시하지 않고 책상에서만 영업을 하는 행태가 kt ens 대출사기사건 등이 생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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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금감원이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의 150만개 여신계좌를 들여다보는 시스템을 만들어놓았다. 그런데 금감원 직원이 들여다보니 대출자는 같은데 전화번호가 다르더라. 거기서 검사의 단초가 생겼고 결국 사기사건을 적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최 원장은 특히 "6년간 1조9,000억원이라는 돈이 왔다 갔다 하는데 금융회사들이 KT라는 이름만 보고 책상에서 처리하면서 현장 한번 점검하질 않았다"며 "별거 아니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이 결국 사고를 부른다"고 강조했다.

463억원의 피해를 낸 한맥투자증권의 착오주문사고 역시 아주 작은 규정을 지키지 못한 것이 발단이 됐다는 게 최 원장의 설명이다. "외국 업체에 입력 용역을 줬는데 800만원짜리 프로그램을 안 샀다. 그 돈을 아끼려고 했고 프로그램을 깔면 주문 속도가 늦어진다는 이유로 규정을 무시했다가 큰 사고가 났다. 800만원 아끼려다 수백억원을 날린 것"이라고 부연했다.

최 원장은 정보유출사고나 동양 사태 역시 이 같은 금융회사의 안이한 인식이 사건을 키웠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보유출사고의 경우 규정상 USB를 꽂으면 안 됐는데 (금융회사가) 야박하게 굴지 않기 위해 꽂도록 놔뒀다"며 "이 사소한 실수가 대한민국 전체를 불안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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