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8년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 최초의 MBA 과정이 개설되고 100여 년이 지난 지금, 경영 구루(Guru : 전문가, 권위자)와 컨설팅 기업, 경영대학원이 주축을 이룬 경영이론 산업은 기업뿐 아니라 정부, NGO, 종교단체, 교육기관, 스포츠 단체 등 각종 유형의 조직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유명 경영이론가들은 강연, 컨설팅, 출판을 통해 때로는 놀랍고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이론을 설파하면서 천문학적 규모의 돈을 벌고 있다.
다른 학문에 비해 놀랍도록 검증 안 된 사기꾼들이 난립하는 정글에서 진짜와 가짜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 '이코노미스트'의 경영 전문 편집자 에이드리언 울드리지가 신간 '경영의 대가들'에서 기업과 노동자가 유사 이론가들에게 현혹되지 않도록 경영이론 산업의 역사와 구조, 대표적 이론가와 그들의 이론, 경영 혁명의 현장을 소개한다.
이 책은 인터넷의 부상, 신흥 시장 세력의 성장, 2008년 세계경제 위기 등 최근의 사태 속에서 경영이론이 기업 세계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경영 혁명의 추동력으로서 '권한 이양' '기업가 자본주의' '신흥 시장 기업'의 현주소를 살피고, 경영 혁명이 촉발한 담론으로 '지식ㆍ학습ㆍ혁신의 조합' '글로벌화의 의미' '기업의 존재 이유' '이론의 공공 부분 침투' 등에 대해 설명한다. 이 모든 기업의 움직임으로 인해 노동자 커리어의 개념 변화, 인재 전쟁 등 노동자 세계의 변화에 대해서도 다룬다.
책은 또 '리엔지니어링'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으로의 이동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 리엔지니어링은 조직을 요소 단위로 쪼갠 뒤 이를 재조립해 새로운 조직 체계를 구축하는 기법을 말한다. 94년 '포춘' 500대 기업의 78%가 어떤 형태로든 이 기법을 도입했을 정도로 성공적이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직의 유기체적 성질을 간과한 점과 같은 약점을 노출하며 추락하고 만다. 리엔지니어링이 효율성에 집중했다면 이후 등장해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사회 공헌의 중요성에 집중하지만 그에 대한 비판론 또한 존재한다. 저자는 서로 다른 이 두 이론이 스스로를 과대 포장한다는 면에서 놀랄 만큼 유사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리엔지니어링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 또한 반쪽의 진실을 갖고 온전한 진실인양 주장하지만, 그러한 착각이 다시금 리엔지니어링을 불러올 것이라고 예상한다. 3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