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만장자들은 2016년을 어떻게 내다보고 투자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 백만장자들은 내년 미국 주가가 5~10% 오를 것이라고 전망하는 가운데 헬스케어주와 기술주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최근 100만달러(약 12억원) 이상의 투자자산을 보유한 750명을 상대로 지난 10월 20일∼11월 12일 동안 진행한 '2015 가을 백만장자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46%가 2016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5∼10%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백만장자 중 절반 가량이 증시가 오를 것으로 내다본 것이지만 지난 봄 조사(48%)보다는 소폭 낮아진 것이다. S&P500지수가 올해와 같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한 이들은 25%로 지난 조사 때의 17%보다 높아졌다. 지수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이들은 8%로 지난 조사 때의 9%와 비슷한 수준이었다.
최근 CNN머니가 투자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대다수는 2016년 뉴욕증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등 장애물을 넘고 오름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진단했다. 응답자들은 평균적으로 S&P 500지수의 2016년 종가가 지난 18일 종가인 2005.52보다 9% 상승한 2194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백만장자들은 대부분의 자산을 에너지·금융·기술주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 시장상황은 이같은 투자패턴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에너지와 금융주에 대한 투자 선호도는 줄어들고 헬스케어와 기술주에 대한 선호도는 증가한 것. 내년에 어떤 종목에 투자할 계획이냐는 설문에서 백만장자들 8%는 에너지주, 12%는 금융주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 봄 각각 12%와 23%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것에 비해 감소한 것이다. 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 감소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상황에서 에너지 관련주를 저가에 매수하기보다는 관망세를 취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헬스케어주에 투자하겠다는 이들은 13%에서 16%로, 기술주에 투자하겠다는 이들은 14%에서 20%로 각각 늘어났다. 스펙트럼 그룹의 톰 윈 이사는 "헬스케어 분야의 인기가 이렇게 높았던 적이 없었다"며 "베이비부머들이 60~70대가 되면서 헬스케어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앞으로 헬스케어주에 대한 관심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미국 최대 건보사인 유나이티드헬스는 연초대비 주가가 18% 올랐고 '보톡스' 제조사로 유명한 제약업체 앨러건도 연초대비 주가가 20% 상승했다.
애플·페이스북 등 기술주에 대한 백만장자들의 관심은 꾸준한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회사 아트페스트의 카렌 아트페스트 대표 자문가는 "기술주는 가격이 높게 측정돼 있는 편이지만 투자자라면 반드시 포트폴리오에 포함돼 있어야 하는 것이 기술주"라고 전했다. 다만 부유층 고객의 자산을 주로 운용하는 카슨웰스매니지먼트의 론 카슨 최고경영자(CEO)는 분기마다 종목의 순익 변화를 살펴보지 말 것을 권하며 3~5년을 내다보며 투자하라고 제안했다.
백만장자들 중 상당수는 내년 개인투자자산운용 수익률이 4∼6%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카슨 CEO는 "(내년) 수익은 줄어들 것"이라며 "앞으로 적어도 10년간 투자자들이 높은 유동성이나 시장 위험을 감수하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4∼6%의 수익률을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백만장자들은 일하지 않으면서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올리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는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다"며 일반 투자자들도 그 사실을 인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 12개월 동안 주식에 투자할 것이라고 답변한 이들은 47%, 채권은 19%, 부동산은 5%, 해외자산은 10%에 달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해외자산에 대한 선호도는 줄고 채권과 같은 고정수익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졌다. 또한 2016년 가계소득이 올해와 같은 수준일 것으로 답변한 백만장자들은 60%를 웃돌았고 19%만이 2016년 가계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