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시료채취 명문화등 이견 못좁혀

북핵 6자회담 난항

북핵 6자회담 사흘째인 10일 각국 대표들은 의장국인 중국이 제시한 초안을 토대로 검증의정서 채택을 위한 협의를 벌였지만 핵심 쟁점의 하나였던 시료(試料) 채취 명문화, 검증 주체, 대상 등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북측은 이번 회담 내내 남북 대표 간 갈등 요인으로 작용했던 우리 정부의 ‘대북 에너지 지원-검증의정서 연계’ 방안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새 정부 이후 차갑게 얼어붙은 남북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북핵 6자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6자수석대표회담을 마친 뒤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이 제시한 검증의정서에 대한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실질적인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을 제외한 다른 5개국은 시료 채취 등 과학적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밝혔지만 북한은 이를 수용하지 못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핵 검증의정서 채택과 관련) 이견을 전혀 좁히지 못한 것 같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밝혀 막판 반전이 없을 경우 사실상 회담이 결렬될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각국 대표들은 회담장인 댜오위타이에서 오전10시께부터 의장국인 중국을 중심으로 개별 양자접촉을 벌이며 협의를 벌였고 오후3시20분부터 2시간30분 동안 6자수석대표회담을 이어갔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일정을 마무리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이날 회담장에서 지난 8일 우리 측이 주장한 ‘에너지 지원-검증의정서 연계’ 방안에 대해 강한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입장을 대변하는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도 이날 ‘6자회담 허물어진 북남공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회담장에 나온 한국 측 외교관들에게서 북남공조의 재현에 대한 기대감은 별로 찾아볼 수 없었다. 훼방꾼으로 변신했다”며 우리 정부의 북핵 협상전략을 강하게 비난해 남북 관계의 경색 국면은 더욱 심화될 기미마저 보이고 있다. 우리 정부의 검증의정서 채택과 경제ㆍ에너지 지원의 포괄적 연계론은 사실상 북측이 그동안 북핵 협상과 남북 문제에서 늘 써왔던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차용한 것으로 비쳐진다. 이에 따라 앞으로 북핵 협상은 물론 남북 문제에서 남북이 한치의 양보 없는 ‘강(强) 대 강(强)’의 대립구도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북측은 그동안 남북 문제에서 우리 측의 강경한 대북 전략에는 더욱 강한 카드를 내밀며 긴장 수위를 높여왔다는 점에서 새 정부 출범 이후 가뜩이나 냉각된 남북 관계에 언제 온기가 불어올지 관측하기 더욱 어려운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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