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경쟁 위배”… 주류시장 큰 변화 예상/주세법 38조7항 폐기 불가피소주판매업자로 하여금 희석식에 대해 자기 도의 소주회사 제품을 50% 이상 구입하도록 강제 규정한 주세법 조항은 위헌이라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신창언 재판관)는 26일 충남 천안시 주류도매업체인 (주)천안상사의 주류판매업 정지처분 취소사건을 심리중인 대전고법이 낸 주세법 38조7항에 대한 위헌심판 제청사건에서 『주세법은 자유경쟁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지난 76년 도입된 자도소주 구입제도는 20년만에 폐지될 처지에 놓여 소주제품을 필두로 한 주류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고알코올 주류에 국한해 시행되는 구입명령제도는 주류소비량을 억제하거나 적정량을 유지해 국민보건에 기여하고 세수를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며 『그러나 이 법률조항은 오로지 일정 주류시장의 중소기업을 경쟁으로부터 보호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지 달리 구입명령제도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있는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주세법 38조7항 등은 소주판매업자의 직업의 자유는 물론 소주제조업자의 경쟁 및 기업의 자유, 즉 직업의 자유와 소비자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된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조승형 재판관 등 3명의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통해 『구입명령제도는 입법자가 입법정책적으로 여러 사정을 고려해 입법형성권의 범위 내에서 채택한 것으로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천안상사는 천안세무서장이 주세법 38조7항 위반을 이유로 주류판매업 정지처분을 내리자 소송을 냈으며 대전고법은 이를 받아들여 지난 7월 헌재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성종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