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HSBC은행이 지난해 전직 재정경제부 관료를 영입한 데 이어 최근 금융감독원 출신 인사를 감사로 선임, 한국에서의 사업확장에 효과를 볼 것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HSBC의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은행 인수 전략이 좌절된 후 자생적 성장으로 경영전략을 선회하면서 정부와의 관계 확립에 주력하고 있다는 게 금융계의 관측이다.
7일 금융계에 따르면 HSBC은행은 지난 6일자로 정상덕 전 금융감독원 인력개발실 교수를 신임 감사로 선임했다. 지난해 11월 재정경제부 출신의 신명호 전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를 한국법인 회장으로 선임한 데 이어 두번째 관료 출신 영입이다.
HSBC은행이 이번에 금감원 출신의 정 감사를 영입한 것은 외국계 은행의 지점에 대한 실질적인 인ㆍ허가 및 규제권을 갖고 있는 금감원과 ‘교감’할 수 있는 인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분석이다.
지난해 HSBC은행이 신 회장을 영입했던 시점도 신규 지점 개설이 예정보다 지연되는 과정을 겪은 후 정부측과의 의견 조율을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는 내부 지적이 제기된 후였다. 지난해 7월 대전과 대구ㆍ인천 지역에 신규 지점설립을 신청했던 HSBC은행은 금감원으로부터 최종 인가를 받지 못하다가 11월 영국 앤드루 왕자가 윤증현 금감위원장을 방문한 후 지점을 개설한 바 있다.
이와 관련, HSBC은행의 한 관계자는 “신 회장 영입 후 내부에서는 외국계 은행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금감원 출신 인사가 더 절실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