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사히신문은 이날 “미국 정부가 한일 양국에 위안부 문제를 타결하라고 강력히 요청해왔었다”고 보도했다. 미국이 한일 양국을 상대로 물밑에서 한일관계 개선을 강하게 주문하면서 위안부 문제 타결을 독려해왔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주창한 아시아 재균형 정책의 핵심이 중국의 급부상에 대비한 한미일 협력 강화인데, 한일이 과거사 문제로 갈등하면서 안보 협력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기회가 될 때마다 한일관계 개선을 강하게 주문해왔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겸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는 지난 4일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동 뒤 “한일 양국이 건설적이고 강력한 관계를 갖기를 희망하며, 현재 양국이 중요한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힌 바 있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직접 나서 한일관계 개선을 적극적으로 독려해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11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미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위안부 문제를 “지독한 인권침해”로 규정한 바 있다. 일본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으로, 최근 아베 총리가 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선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조만간 한일간 위안부 문제 타결에 대한 환영 입장을 발표하면서 한일관계 개선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내년 3월 워싱턴에서 열리는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