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이 금리 상승기로 전환됨에 따라 국내 시중은행들은 돈줄을 죄기 시작했습니다. 이자 부담이 높아져 기업들이 힘들어지면 은행들이 고스란히 부담을 떠 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대우증권 인수로 자본규모를 대폭 늘린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내년 경기가 좋지 않더라도 투자은행으로서 도전적인 투자로 기업들을 돕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정훈규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미래에셋그룹의 자기자본을 3년 내 10조원까지 만들겠다.”
올 초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 밝혔던 신년사입니다.
박 회장의 공약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습니다.
지난 주 대우증권 인수에 성공한 미래에셋증권은 통합절차를 마무리하면 내년 자본 8조의 거대 증권사로 탈바꿈합니다.
증권업은 기본적으로 자본 규모가 커야 경쟁력이 생긴다는 것이 박 회장의 생각입니다.
투자에 있어 반드시 감내해야 할 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자기자본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대우증권을 거머쥔 박 회장은 오늘 8년 여만에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신년사 보다 더 큰 포부를 선언했습니다.
대우증권 인수로 자신이 꿈꿔왔던 투자은행 수장으로서의 청사진을 제시한 것입니다.
[녹취]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실리콘밸리등 혁신성장 산업은 리스크를 부담하는 모험자본에 의해 발전해 왔습니다. 미래에셋이 쌓아온 투자전문가로서의 노하우와 대우증권의 IB(투자은행)역량을 결합해 우리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는 투자금융의 토양을 만드는데 일조하겠습니다.”
시중은행은 경기를 뒤따라야 하지만, 투자은행은 경기가 안 좋을 때 오히려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입니다.
합병과정에서 구조조정이 불가피 할 것이라는 논란과 관련해선, 박 회장은 기자간담회 내내 대우증권 직원들을 ‘후배’라고 부르며, 점포를 늘릴 수는 있지만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습니다.
[녹취]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대우증권 직원들은 모두 저의 후배들이고 한국 최고의 엘리트 집단입니다. 훌륭한 후배들이 열정과 자부심을 갖고 삶을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박 회장은 통합법인의 사명도 대우증권의 역사와 직원들의 자부심을 고려해 ‘미래에셋대우증권’으로 내정했습니다. 또 패키지 매각으로 대우증권과 함께 인수하게 될 산은자산운용은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새로운 회사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자신의 꿈인 투자은행 수장으로서의 첫발을 내 딛게 될 박 회장의 내년 행보에 업계가 관심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
[영상촬영 장태훈/ 영상편집 김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