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성장률이 뒷걸음질친 국가들이 속출하면서 새해 세계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하고 중국이 경기둔화를 보이는 등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커지면서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기침체에 빠지는 국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 들어 경기침체에 새로 진입하거나 침체 상태를 지속한 나라는 3·4분기 기준으로 캐나다·룩셈부르크·브라질·에콰도르·러시아·우크라이나 등 6개국에 달했다. 주요 57개국 중 약 10%로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이 가운데 러시아는 1·4분기에 성장률이 -0.7%로 떨어진 후 마이너스 성장을 지속했고 우크라이나는 2년째 경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침체란 2분기 연속 전 분기 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경우를 의미한다.
4·4분기까지 포함할 경우 경기침체 국가는 더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싱가포르·대만·칠레·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 나라가 3·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세로 새로 진입했기 때문이다. 이 국가들은 4·4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통신은 이에 더해 3·4분기 제로성장을 기록한 곳도 프랑스·노르웨이·루마니아 등 3개국이나 된다며 이 나라들의 경제전망 또한 밝지 않다고 전했다.
경기침체 국가가 늘어나면서 내년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선진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 1.8%에서 2.0%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신흥시장 및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은 4.6%에서 4.0%로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IMF는 특히 남미국가들의 성장률이 올해 1.3%에서 내년 -0.3%로 급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블룸버그는 원자재 수출을 주요 경제동력으로 삼는 남미국가들이 저유가 등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경기침체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영국 투자은행 바클레이스는 최근 정권교체 이후 환율통제 해제로 페소화 가치가 급락한 아르헨티나가 내년 경제난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 경기둔화 등 주요2개국(G2)이 글로벌 경제의 리스크를 확대하는 것도 신흥국의 경기침체 우려를 높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자본유출이 가속화하고 세계의 시장이었던 중국 경제가 불안해지면서 수출 통로가 막힌 신흥국이 양방향에서 위기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미국 역시 경기침체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씨티은행과 함께 발표한 12월 보고서에서 3·4분기 미국의 전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1%로 마이너스는 아니지만 지지부진한 모습이라며 단기적으로 경기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65%에 달한다고 경고했다. 1970~2014년 미국 경제는 대략 5년의 회복세 뒤 새로운 침체국면을 겪었는데 2009년 이후 미국이 올해까지 7년째 경기반등을 기록해 내년이나 내후년에 위기상황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