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증시 패닉] 악재 해소기미 안보여 "당분간 관망을"

환율변동 따른 차익 실현등 외국인 매도공세<br>프로그램 매수차익 잔액도 사상최고치 기록<br>투자심리 돌릴 모멘텀 없어 "1,500도 불안"


지난 3월14일 기록한 코스피지수 연중 최저점(1,574.44포인트)이 맥없이 무너졌다. 이제 1,500선마저 붕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제유가 상승과 경기둔화, 신용경색 등의 악재가 좀처럼 해결기미를 보이지 않아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환율을 낮추는 쪽으로 정책을 선회하면서 환율 변동에 따른 차익실현을 얻기 위해 외국인이 매도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현 시점에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돌릴 만한 모멘텀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1,500도 안심할 수 없다”=전문가들은 증시가 과매도 상태에 있기 때문에 최소한 1,500선 초반에서 하락세가 멈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투자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어 1,500선을 밑돌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는 국제유가가 달러화 강세에 힘입어 하락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호재지만 미국 국책 모기지업체 패니매와 프레디맥이 각각 460억달러와 290억달러에 달하는 추가 자본 조달에 나설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면서 다시 신용위기가 부각되는 형국이다. 또 실적시즌을 맡아 글로벌 증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도 주가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S&P500지수 관련 기업들의 2ㆍ4분기 실적은 평균 11.2% 감소할 것으로 전망돼 4개 분기 연속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프로그램 매수 차익잔고는 최근 7조6,000억원을 넘어서 사상 최고치에 도달, 향후 청산과정을 밟을 것으로 전망돼 증시 상승의 발목을 잡는 수급불안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증시는 3ㆍ4분기 중 1,500선 부근에서 횡보하며 악재해소 과정을 거친 후 4ㆍ4분기가 돼야 미약한 반등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경기불안 요인이 지속되고 있어 일시적으로라도 1,500선이 붕괴될 수 있다. 반등 요인이 없기 때문에 저점을 확인한 후에는 2~3개월 횡보하는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저가매수보다는 관망하는 전략이 유리”=증시가 바닥을 모를 정도로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어 당분간 관망하며 바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범호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그 동안 물량을 받아주며 지수를 지지하던 기관 쪽에서 매수여력이 줄어드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데 신규로 매수하는 주체가 사라졌다는 면에서 지수가 반등하기에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오히려 늘어난 프로그램 매수세는 잠재적인 매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면에서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성 연구원은 “미국 쪽에서 금융위기가 재연될 조짐을 나타내고 있고 한국 역시 정부가 물가억제 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꾸면서 내수침체, 경기둔화 가속화 등에 대한 우려가 새어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악재가 해소되기 전까지는 상승전환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 때는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의 금리인하 재료만으로 주식시장이 반등 기회를 엿보곤 했지만 현재는 오히려 금리인상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인플레이션 우려감이 팽배한 상황”이라며 “다만 국내의 경우 어닝시즌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반등에 대비하라는 제안도 있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은 추가 조정보다는 반등을 고려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1차적으로 외국인 매도가 집중되며 급락한 ITㆍ자동차에 대한 관심이 요구되며 다음으로 증시 하락과정에서 먼저 바닥권을 형성한 기계ㆍ유통ㆍ운수장비ㆍ건설 등 내수업종에 관심을 갖는 것도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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