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기업환경 개선 성과" 긍정평가

■ 전경련 조석래 회장 취임 100일<br>정치권·정부 설득 출총제 완화등 끌어내<br>소그룹모임 통해 재계 화합…내부 혁신도<br>일부선 "반기업 정서같은 난관 극복이 열쇠"


“할 일이 많습니다. 앞으로 우리 경제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27일로 취임 100일을 맞는 조석래(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전경련을 국민이 신뢰하는 조직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해 할 일이 생각보다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회장 선임과정에서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취임과 동시에 펼쳐냈던 전경련 개혁작업은 재계 및 주변에서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100일을 맞는 조 회장은 전경련의 청사진을 어떻게 그려가고 있을까. 조 회장 취임 이후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 조 회장이 기업환경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아시아 15개 국 가운데 13번째에 불과할 정도로 성장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이 25일 전경련회관에서 가진 규제개혁추진단 현판식에서 “우리 경제의 경쟁력 회복이 중요하다”고 밝힌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조 회장은 지난 3월20일 취임하자마자 정치권과 정부를 돌며 설득한 끝에 4월 초 출자총액제한제, 지주회사 규제 완화에 대한 내용을 담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도록 했다. 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업들이 신바람나게 일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서 국내 5,000여개 기업 관련 규제를 전면 재검토해 기업 입장에서 개선방안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끌어내기도 했다. 조 회장 취임 이후 재계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전경련은 각 그룹 회장들이 해외출장 등으로 한자리에 모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정례 회장단회의와 별도로 소그룹 모임을 통해 의견수렴에 나서고 있다. 7일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윤 삼양사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등을 따로 만나 5월29일 회장단 회의 결과를 설명하고 조언을 들었다. 전경련 회장단회의도 과거에는 틀을 미리 정해놓고 형식적으로 의견을 들었지만 조 회장이 취임한 후로는 의제를 미리 정하지 않고 회원사들의 의견을 들은 뒤 여기서 나온 과제들을 모아 결론을 내는 쪽으로 바뀌었다. ‘재계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전경련 본연의 역할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5월 교육인적자원부가 차세대 경제교과서 배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자 단독배포를 결정하기도 했다. 20일에는 재계 단체와 함께 금속노조의 반FTA 파업을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전경련 내부에도 개혁의 바람이 불고 있다. 조 회장은 취임과 함께 사무국 조직을 개편해 40대 피를 대거 발탁하면서 ‘젊은 전경련’으로 탈바꿈시켰고 4대 부문 15대 혁신 과제를 선정, 임직원을 대상으로 혁신교육도 강화하고 있다. 조 회장은 “기업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고 내부 혁신을 추진함으로써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조직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경련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청사진을 실천하기까지 현실의 벽이 높은데다 4대 그룹을 중심으로 회원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전체적으로 규제개혁이라는 큰 방향 자체는 옳다”면서도 “반기업 정서 같은 난관이 많은 상황에서 이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극복하고 잘 실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 "글로벌 수준으로 규제개혁 추진"
조석래 전경련 회장 일문일답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규제를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으로 개혁해나갈 것입니다." 조석래 전경련 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규제개혁추진단 현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지지하는 규제개혁 방안을 만들어 정부가 강압적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우리는 규제 속에 살아오다 보니 몸에 배어 규제를 잘 느끼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를 많이 받지 않는 외국인들의 자문을 통해 글로벌 스탠더드 수준의 개혁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비교하면 우리의 규제는 차이가 많다"고 덧붙였다. 전경련은 이와 관련해 규제개혁방안 마련 과정에서 주한 미 상공회의소 등의 자문을 받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현대차 노조가 25~26일로 예정된 금속노조의 반FTA 부분파업에 불참하기로 한데 대해 "노사관계가 많이 변하고 있다"며 "아직도 옛날 방식의 노동운동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조합원들이 노조 집행부의 방침에도 불구하고 파업에 반대하고 나선 것은 우리의 노사관계도 변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한미 FTA와 관련해 조 회장은 "지난 1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 재계회의에서 미국의 정ㆍ재계 인사들과 접촉해보니 미국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후 최대 경제권과 추진하는 한미 FTA를 반드시 성사시켜야 한다는 열의를 가졌다고 느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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