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세계 10억달러 시장 잡아라"<br>B형 간염치료제 개발 경쟁

"세계 10억달러 시장 잡아라"B형 간염치료제 개발 경쟁 부광·녹십자·유한·두비엘 신약 만들기 총력전 '10억달러 규모의 세계 B형 간염바이러스 치료제 시장을 잡아라.' 부광약품, 녹십자 등 국내 제약업체와 바이오 벤처기업들이 세계적으로 3억5,000만명, 국내서만 300만명이 넘는 감염자를 가진 B형 간염바이러스의 차세대 치료제 시장 선점을 둘러싸고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B형 간염은 매년 2,000만명이 새로 감염될 정도로 대중적인 질환. 국내 치료제 시장만 1,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현재 B형 간염치료제 시장은 스미스클라인비참사와 합병한 글락소웰컴의 라미부딘(제품명 제픽스)이 장악하고 있다. 그러나 제픽스는 급성환자에겐 효과가 좋지만, 1년 정도 장기복용하는 만성환자에겐 내성이 생기고, 간염바이러스를 근본적으로 없애지 못해 약을 끊으면 다시 상태가 악화되는 결점이 있다. 만성환자의 경우 연간 150여만원이 드는 약값과 독성도 문제. 국내업체들의 움직임을 정리해본다. ◇부광약품= 세계시장을 겨냥, B형 간염치료 신약 후보물질인 L-FMAU(제품명 클레부딘) 임상시험을 여러 나라에서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와 캐나다선 지난해 말 2상시험에 들어갔고, 국내서도 다음달 2상시험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물(우드척)실험에서 B형 간염에 감염된 우드척에 1㎏당 하루 10㎎의 L-FMAU를 투여한 결과 B형 간염바이러스 DNA가 7일 이내에 1,000분의 1 수준으로 감소하고, 12주간 투여 후 약을 끊어도 1년간 바이러스 억제효과가 지속되는 등 뛰어난 효능을 보여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세포독성 등 부작용이 적은 것도 강점. 이성구 상무는 "사람에게서도 이 같은 실험결과가 재현될 경우 서너달 복용하면 확실한 치료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부광약품은 지난 98년 미국 조지아대, 예일대로부터 L-FMAU 라이센스를 사들인 뒤 미국의 제약업체 트라이앵글에 기술을 수출, 지금까지 1,080만달러의 기술료를 받았다. 앞으로 2상ㆍ3상시험을 마치고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의약품 신청ㆍ등록을 할 때마다 160만~480만달러씩 1,360만달러의 기술료를, 치료제 발매 후엔 순매출액의 7%를 로열티로 받게 된다. ◇유한양행= 간 기능을 향상시켜 간세포가 B형 간염바이러스에 의해 파괴되고, 2차로 잔류농약ㆍ중금속 등에 의해 공격당하는 것을 차단해주는 치료제 'YH439'를 개발 중이다. 다음달 임상 2상시험이 끝나고 결과가 괜찮을 경우 5월께 식품의약품안전청에 임상 3상시험을 신청할 방침이다. 지난해 의료계 파업으로 2상시험이 늦어진 만큼 3상시험은 다수의 병원에서 동시에 진행, 내년 초까지 마칠 계획. 상품화에 성공하면 국내는 물론 중국과 동남아시장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C형 간염치료제도 동물실험을 진행 중이다. ◇녹십자= 2가지 B형 간염치료제에 대한 전임상시험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목암생명공학연구소가 중심이 돼 개발 중인 B형 간염치료제(CTL)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 파괴하는 인체 면역세포를 활성화시키는 치료용 백신. 동물실험을 마치고 이르면 내달 식약청에 임상시험 허가신청을 낼 계획이다. B형 간염으로 인한 간경변ㆍ간암치료제 개발연구도 동시에 진행고 있다. 중앙연구소는 B형 간염바이러스 재조합 항체 '헤파빅(HBIG)'에 대한 침팬지 실험을 미국에서 진행 중이다. 면역글로블린을 이용한 예방 및 치료제로 실험 중간결과 B형 간염바이러스와 항체를 함께 주사한 침팬지 3마리 모두 7개월이 지나도록 간염에 걸리지 않아 기대를 걸고 있다. 이 실험은 오는 5월까지 계속된다. B형 간염바이러스 보균자인 임산부의 아기나 수술ㆍ간이식 환자 등에게 이 항체를 주사, 감염으로 인한 치명적 결과를 예방해주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전성ㆍ유효성검사 전에 외국 제약업체 등에 기술이전할 계획이다. ◇두비엘= 중국시장을 겨냥해 예방-치료백신을 개발 중인 바이오 벤처기업. 대표이사 문홍모 박사는 미국 코넬대 의대 교수, 녹십자가 출원한 재단법인 목암생명공학연구소장 등을 지냈으며, 제일제당의 미국 현지법인인 유젠텍에서 인터페론ㆍ간염예방백신 개발을 주도한 인물. 중국시장을 겨냥해 지난해 홍콩대학 분자생물학연구소, 창춘(長春)의 뉴포트제약과 백신 임상시험 및 공동개발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제약회사를 통해 생산한 임상시료로 ▦예방백신은 오는 3월 임상시험(내년 상반기 판매, ▦치료백신은 내년 임상시험(2003년 판매에 나설 방침. 회사 관계자는 "우리가 개발할 백신은 B형 간염바이러스의 S부위만 활용한 기존 치료제와 달리 바이러스가 간(肝)세포에 달라붙는 부위(Pre S1,S2)에 작용, 예방 및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두비엘은 특히 효모를 이용해 백신을 저렴한 가격에 대량생산하는 기술도 갖고 있다. 국내에선 충남대와 이화여대에서 전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임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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