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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최초의 별빛을 찾아라

우리나라를 포함한 국제 천문연구팀이 태초의 별빛을 찾기 위한 세계 최대 망원경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 건설 프로젝트의 첫 삽을 떴다.




2015년 11월 11일 오후 6시.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서 북쪽으로 600여㎞ 지점에 위치한 안데스산맥 아타카마 사막의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에서 거대 마젤란 망원경 재단(GMTO)의 주최로 ‘거대마젤란망원경(GMT)’의 기공식이 개최됐다.

우리나라의 한국천문연구원을 비롯해 미국 카네기재단 천문대, 호주천문재단 등 3개국 10개 기관이 참여한 GMT는 직경 8.4 m의 반사경 7개를 벌집 모양으로 배치함으로써 유효직경 25.4 m를 구현한 세계 최대 망원경이다. 총 1조원 규모의 초대형 국제 프로젝트로서 전체 예산의 80%를 미국 기관들이 부담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호주가 각각 10%씩을 담당한다. 2009년 사업 참여를 시작한 우리나라의 경우 1,000억원을 투자함으로써 GMT 완공 후 한달간의 독점 사용권을 확보했다.


오는 2012년 관측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데 허블 우주망원경보다 최대 10배나 더 선명한 영상을 제공할 수 있어 우주의 생성 과정과 빅뱅 초기의 우주 연구, 암흑에너지의 정체 규명, 태양계 밖 외계행성의 탐사 등에서 획기적 진전이 기대되고 있다.



관측 한계의 확장
이날 라스 캄파나스 천문대에 마련된 축구장 3개 크기의 기공식 현장에는 칠레의 미첼 바첼레트 대통령과 GMTO 임시총장인 미국 카네기연구소의 패트릭 매카시 박사, 찰스 알콕미국 하버드 스미소니언 천체물리학 연구소장등 4개국에서 온 GMT 관계자와 취재진까지 200여명이 참석했다.

우리나라에서도 GMTO 이사를 맞고 있는 박병곤 한국천문연구원 대형망원경사업단장과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이상천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 이형목 한국천문학회 회장, 박영득 천문연 선임본부장 등이 자리를 함께 했다.

바첼레트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칠레 국민을 대표해 큰 성과가 나오기를 기원한다면서 “많은 기공식에 참가해봤지만 대부분 빌딩이 나 교량, 시설 등의 건설 현장이었다”며 “이번 기공식은 무한한 지식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치사를 전했다.

매카시 임시총장도 GMT가 완성되면 인류는 우주의 본질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명했다. 그는 “빅뱅 이후 38년 만에 전자와 양자, 광자가 칵테일처럼 혼합돼 있던 우주에서 광자, 즉 빛이 빠져나오기 시작해 4억년 뒤 항성이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며 “GMT는 빅뱅 후 10억년까지였던 현 과학계의 관측 한계를 최초의 별이 탄생했던 빅뱅 후 4억년까지로 앞당겨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박병곤 단장은 “GMT는 현재 보현산 천문대에 직경 1.8m급 망원경을 운용 중인 우리나라의 천문학 연구에도 비약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했다.



달에 켜놓은 촛불 하나도 식별
라스 캄파나스산 정상의 해발 2,550m에 세워지는
GMT는 직경 8.4m의 주반사경 7개와 3.2m의 부반사경 7 개를 연결해 제작된다. 주반사경 6개를 구멍이 뚫린 나머지 주반사경 1개에 꽃잎모양으로 둘러싸서 배치된다.


이 반사경은 유입된 빛을 위쪽의 부반사경 쪽으로 꺾어 반사한다. 그러면 부반사경이 다시 그 빛을 주반사경의 중앙에 뚫린 구멍으로 보낸다. 이렇게 모아진 빛을 분석해 우주을 비밀을 풀어내는 것이 GMT의 기본적 매커니즘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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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된 망원경의 직경과 높이는 각각 25.4m, 35m다. 중량은 무려 1,100톤에 이른다. 또한 망원경을 둘러싸고 있는 원통형 돔은 너비가 55m, 높이 50m로 22층 건물과 맞먹는 덩치를 자랑한다.

GMT의 눈이라 할 수 있는 주반사경은 미국 애리조나대학 스튜어트천문대의 리처드 F. 캐리스 미러랩에서 제작된다. 1장의 중량이 17톤에 달해 기본적 형태를 갖춰 제작하는 데만 1년이 소 요되며, 14나노미터(㎚)의 정밀도로 표면을 연마하는 과정에 다시 3년이 걸린다고 한다.



박 단장은 “머리카락 두께의 1,000분의 1에 해당하는 정밀로도 가공하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며 “한라산을 깎아서 평평하게 만드는 작업을 하는데 높이 차이가 1㎜ 이내여야 하는 것으로 비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MTO는 이렇게 2021년까지 4개의 주반사경을 완성, 초기 운영에 들어간다는 방침이다. 이미 2012년 1개를 완성했고, 현재 3개가 순차적으로 제작되고 있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올 8월 GMTO와 부반사경 개발 협정을 체결했다. 지난해 천문연과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고등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등이 부경 샘플을 제작했는데 GMTO가 이를 프로토타입으로 삼기로 결정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세계 천문학계가 GMT에 주목하는 이유는 더욱 선명한 우주의 이미지를 확보, 초기 우주의 모습이나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고 있는 암흑에너지의 정체를 밝혀내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우주의 팽창이나 초신성 등 숱한 비밀을 알려준 허블우주망원경과 비교해 GMT는 집광력이 100배, 분해능은 10배나 뛰어나다. 시력이 1,000배쯤 좋은 셈으로달에 켜진 촛불 하나, 400㎞ 밖의 동전을 식별할 수 있다.

작년 10월 하와이 마우나케아산 정상부에서 착공된 ‘30m 망원경(TMT)’이 오는 2023년완공되면 GMT도 세계 최대 망원경의 자리를 내줘야 하지만 직경 1.5m짜리 반사경 500개를 붙여 만든 TMT는 분 광력이 떨어져 심우주 관측에 한계를 보인다는 점에서 GMT는 꽤 오랜기간 불가침의 가치를 빛낼 것이다.



거대 마젤란 망원경(GMT)
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해 11개 기관이 참여 중인 GMT는 직경 8.4m의 반사경 7장으로 직경 25m의 반사경을 구현한다. 회전식 원통형 돔 속에 광학망원경이 들어서는데, 환기구가 구조물 표면의 약 40%를 차지한다. 밤이 되면 모든 환기구를 열어 실내 온도를 신속히 외부 온도와 일치시킴으로써 온도 불일치에 따른 난기류 생성을 막는다.
위치: 칠레 라스 캄파나스산 착공: 2014년 11월
반사경 직경: 25m
가동 예정: 2021년

GMT - Giant Magellan Telescope
TMT - Thirty Meter

파퓰러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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